주한 영국대사관이 4~8일 첫 '그린위크(Green Week)'를 개최하고 있어 이목이 쏠리고 있다. 20개 이상의 행사로 구성된 이 야심찬 프로그램은 영국과 한국의 정책 입안자는 물론 학계‧기업‧인플루언서·학생들이 한자리에 모여 재생 에너지와 원자력‧전기자동차‧지속 가능한 비즈니스 관행 및 생물 다양성 보존을 포함한 광범위한 '친환경' 이슈에 초점을 맞춰 진행 중이다.
그린위크는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한 한영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지난해 11월 윤석열 대통령의 영국 국빈 방문 시 한국과 영국이 '지속가능하고 안전하며 회복력 있는 미래'를 위해 협력하기로 약속한 '다우닝가 합의' 체결의 후속 이행 조치다.
여기에는 에너지 전환 협력을 가속화하기 위한 새로운 청정에너지 파트너십과 전략적 개발 파트너십의 실천이 들어가 있다. 두 나라는 2050년까지 탄소 순배출량 제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해왔다. 그 결과 영국과 한국은 지속 가능한 저탄소 미래 개발 능력을 측정하는 MIT의 최신 녹색 미래 지수(Green Future Index)에서 각각 7위와 8위에 오르는 성과를 냈다.
그린위크의 목표는 '1.5를 지키자'는 것. 이는 넷 제로 달성을 위한 노력을 가속화해 지구 온난화를 섭씨 1.5도로 제한하겠다는 파리 협정에서의 국제 사회 약속을 의미한다. 콜린 크룩스 주한 영국 대사는 "영국은 기후 행동에 있어 글로벌 리더이다. 지난 30년 동안 다른 G7 국가들보다 빠르게 경제를 탈탄소화해 배출량을 50% 이상 줄였으며, 주요 경제국 중 최초로 순배출 제로 목표를 법으로 설정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그린위크 행사는 영국과 한국이 원자력과 자동차 등의 분야에서 상호 보완적인 전문성과 지식을 결합해 친환경 미래로의 전환을 위한 국제적 노력을 주도할 수 있는 여지가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라며 "수백 명의 참가자가 서로 배우고, 아이디어를 교환하고, 실질적인 기후 행동에 서명하는 등 그린위크가 양국의 기후 협력에 탄력을 불어넣는 연료 역할을 하기를 바란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린위크 이벤트 프로그램에는 양국 순제로 전환을 직접적으로 지원하는 분야에 종사하는 영국과 한국 기업들 간 협력을 촉진할 다양한 이벤트가 눈길을 끈다. Innovate UK 및 런던 전기택시컴퍼니(London Electric Vehicle Company)를 비롯한 7개 기업과 조직이 '인터베터리(InterBattery) 2024' 전시회 영국관에서 영국의 전기 자동차와 배터리 전문 지식을 선보이는 게 그 중 하나다.
주한 영국대사관은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행사를 병행하고 있다. 최근 녹색변화연구소가 한국인 1만7천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 71%가 기후위기를 최우선 과제로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난 데 따른 것이다. YG 엔터테인먼트와 협력해 주최하는 '지속 가능한 K-Pop 아이디어톤'에는 70명의 대학생이 참가한 가운데 K-Pop을 보다 지속 가능하게 만드는 방법에 대한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도출해 낸다.
영국 정부 고위 인사들도 속속 방한하고 있다. 영국 에너지 안보 탄소 중립부(DESNZ)의 최고위급 관리인 제레미 포클링턴 차관이 영국 측 수석대표로 참석해 DESNZ와 산업통상자원부 간 청정에너지 파트너십 이행 관련 고위급 회의를 주재한다. 그는 또 해양수산부 고위급 인사들과 HD 현대‧한전 SK 해양플랜트‧한국수력원자력 등 한국의 주요 기업 관계자들과 면담할 예정이다.
영국의 주요 개발금융 기관인 영국국제투자청의 스리니 나가라잔 아시아 담당 상무이사는 기획재정부와 녹색기후기금‧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 등의 기관 관계자와 만나 한영 전략적 개발 파트너십에 따라 두 나라가 개발도상국의 기후 회복력을 지원하기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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