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국민공천=전략공천, TK 선거구민 의견 무시"

북구갑·동구군위군갑 등 5곳 비공개 면접 거쳐서 후보 결정
선거 한달 앞두고 시스템 바꿔 지역 정치인들 비판 여론 거세

국민의힘 정영환 공천관리위원장이 2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여론조사업체의 각 선거구 여론조사 결과를 전달받기 위해 자리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정영환 공천관리위원장이 2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여론조사업체의 각 선거구 여론조사 결과를 전달받기 위해 자리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강세지역에서 비공개 면접을 통해 4·10 총선에 나설 후보를 결정하기로 하자 해당 지역에서 반발이 터져 나오고 있다. 사실상 '전략공천'이 아니냐는 비판이다.

애초 공개 오디션 방식의 국민공천제도 도입이 논의될 때만 해도 '현역 위주의 무감동 공천'이라는 비판여론에 대한 대응차원이라는 명분이 있었지만 비공개 면접으로 가닥이 잡히면서 객관성을 담보할 장치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특히 해당 지역 주민의 의견이 반영될 여지가 완전히 차단되면서 또 다시 '텃밭'은 잡아놓은 물고기 취급하는 보수정당의 악습이 도졌다는 비난이 쏟아진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5일 대구 북구갑과 동구군위군갑 선거구 등 5개 선거구에 국민공천제도를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이들 지역구에 대한 국민추천을 오는 8일부터 9일까지 이틀 동안 접수한 후 비공개 면접을 통해 최종 후보를 선정할 계획이다.

정영환 공천관리위원장은 "국민 눈높이에 맞는 후보를 적극 발굴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국민추천제를 통해 우리가 찾지 못한 새로운 인재들이 나타나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국민공천제가 적용되는 경선후보들은 반발하고 있다. 후보들은 두달간 경선을 보고 뛰어왔는데 선거 한달 앞두고 갑자기 경선시스템을 바꿨기 때문이다.

당 안팎에선 '국민 추천을 빙자한 사실상의 전략공천'이라는 비판이 쏟아진다. 느닷없는 공천방식 통지를 받은 대구 북구갑의 한 후보는 "지역에서 활동한 정치인들은 경쟁력 없다고 낙인한 거 아니냐!"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무엇보다 해당 선거구 주민들의 의견이 반영될 여지가 없는 공천방식을 선택한 여당을 향해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진다.

엄기홍 경북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국민 추천제는 시스템 공천이라는 것을 강조하는 차원에서 이루어진 공천으로 사실상 컷오프와 동일한 효과를 가진다. 추천의 탈을 쓴 전략 공천"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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