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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대 무전공 확대 방침에 인문대 교수들 강한 반발

2025학년도 대학 입시 정원 25% 무전공 선발
계열, 학부 단위 모집하는 유형2 선발에 인문대 학과 대거 포함
인기 없는 학과 고사 우려…"기형적인 무전공 조장 재검토해야"

대구 북구 산격동 상공에서 바라본 경북대학교 북문 모습. 매일신문DB
대구 북구 산격동 상공에서 바라본 경북대학교 북문 모습. 매일신문DB

경북대가 내년도 입시부터 무전공 선발을 대폭 확대할 방침(매일신문 2월 27일 보도)을 내놓자 인문·사회계열 교수들을 중심으로 강한 반발이 일고 있다.

5일 경북대 국어국문학과·영어영문학과·일어일문학과·정치외교학과 교수들은 성명을 내고 "기형적인 무전공을 조장하는 경북대 구조조정안을 전면 재검토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성명서를 통해 "이번 구조조정안은 경북대 교육 시스템을 왜곡시킨다. 단과대 일부 학과만이 참여하는 '무전공'은 태생적으로 학생의 선택권을 침해한다"며 "학교는 교육부가 요구하는 '무전공' 확대라는 요구를 수용하는 데 급급할 뿐이고 미래 교육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26일 경북대는 "2025학년도 대학 입시에서 정원의 25%를 무전공으로 선발하겠다"며 '유형1'과 '유형2'로 나뉘는 선발 방식에서 각각 10%, 15%의 인원을 선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형 1'은 신입생이 전공을 정하지 않고 입학해 보건, 의료, 사범계열 등을 제외한 모든 전공을 선택할 수 있는 방식이다. '유형 2'는 계열, 학부 등 광역 단위로 모집한 뒤 광역 단위 내 모든 전공을 택하거나, 학과 정원의 150% 이상 범위에서 전공을 고를 수 있다.

경북대 교수들에 따르면 학교가 구상 중인 선발안 중 '유형2'에 영어영문학과, 일어일문학과, 국어국문학과 등이 포함되면서 인문대 교수를 중심으로 학생 모집 우려가 컸다는 것이다.

또한 무전공 선발 이후 학생들이 취업이 잘 되는 인기 학과로 몰리면서 이른바 '문사철'(문학·역사·철학) 등 기초 학문이 무너질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경북대 한 교수는 "무전공 확대에 따라 학과 정원 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무전공으로 입학한 학생들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나 심리학과 등 인기학과로 몰릴 가능성이 크다"면서 "인문대는 수요가 크게 줄어들 것이고, 무전공 확대로 정원 일부를 줄여야 하는 상황이어서 반발이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대학 본부 측은 구조조정안에 대한 의견 수렴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경북대 관계자는 "각 학과에서 무전공 선발안에 대한 조율 방법이 있다고 생각한다면 대안을 제시해주길 바란다"라며 "8일까지 의견을 수합할 예정이다. 수합 이후 정원 조정 위원회 등 필요한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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