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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산불 피해 복원, 단순 조림 벗어나 신성장 동력 만들어야

산불 피해지 복원 방식의 대전환이 필요하다. 사라진 숲에 나무를 심는 것은 중요하다. 그러나 산림 자원의 경제성을 높여 지역의 소득을 끌어올리는 사업도 병행해야 한다. 그런 차원에서 경북 울진의 산불 피해 지역 복원 사업이 주목된다. 경북도와 울진군이 단순한 조림 위주 방식에서 벗어나 경제 활성화 차원의 복원을 추진하고 있어서다.

2년 전 발생한 울진 산불은 축구장 1만9천800개 넓이의 산림을 태웠다. 경북도와 울진군은 산불 피해 지역의 신성장 동력을 창출하기 위한 사업에 나섰다. 물론 산림 자원의 생산적 복원과 산림 기능의 회복을 전제로 한 것이다. 도와 군은 피해 지역에 주민참여형 대규모 풍력발전단지를 조성하고, 리조트를 유치하기로 했다. 또 산불 피해지를 낙동정맥 트레일, 금강소나무숲길 등 기존 숲길과 연계하고, 거점마을과 생태·문화·관광자원을 활용해 산림 관광 명소로 키울 방침이다. 다만 피해 면적의 70%가 사유림이어서 개발에 한계가 있다. 정부의 국비 지원이 필요한 이유다.

기후위기 여파로 산불 위험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국내 산불은 지난 10년 평균에 비해 피해 면적은 36%, 발생 건수는 27% 증가했다. 산불이 잦아지는 만큼 피해지 복원에 대한 사고의 전환이 이뤄져야 한다. 산림을 경제 자원으로 활용하고, 산불 예방에 도움되는 복원 방안을 찾아야 한다. 산 정상이나 중간에 만든 댐이나 호수 시설은 산불을 방지하고, 산사태 발생을 줄여준다. 작은 댐은 수력발전도 가능할 것이다. 이런 이유로 산림 선진국들은 산림 습지, 계곡 습지, 산상 호수 등을 적극 조성하고 있다.

국내에도 산불 폐허에 풍력발전단지를 조성해 성공한 사례가 있다. 영덕군 영덕읍 창포리 산불 피해지에 들어선 풍력발전단지는 연간 100억원의 전력 판매 수입을 올린다. 또 빼어난 경관은 관광객을 불러모으고 있다. 기후위기 시대를 맞아 산림의 역할과 가치가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와 지역민, 산림청이 협력해 가꾼 산림 자원은 삶과 경제를 풍요롭게 하는 자산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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