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단색화의 대가 마사히코 츠보타의 전시가 갤러리 전(대구 수성구 달구벌대로 2811)에서 열리고 있다. 그의 작품이 대구에서 전시되는 것은 처음이다.
1947년 일본 히메지에서 출생한 츠보타는 1970년대부터 50여 년간 독자적인 추상화법을 선보이며 작업에 매진하다 지난해 작고했다.
오사카 예술대 교수로 재직하며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활발하게 활동해왔고, 서구 미술의 영향 속에서도 다양한 실험을 통해 어느 사조에도 속하지 않는 자신만의 화풍을 만들어냈다.
그는 절제된 단순한 선, 형태 그리고 색을 작업의 주요 요소로 활용하며 끊임없는 탐구를 지속해왔다. 캔버스 위에 물감을 입히고 스퀴즈로 다시 긁어내거나 부드러운 색감이 나오도록 문지르고, 여러 겹으로 쌓은 물감층을 지워나가며, 때로는 우표처럼 가장자리에 작은 홀을 만드는 등 조형적 실험을 거듭한다.
멀리서 보면 흰색으로 보이는 캔버스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그 속에 색의 겹과 결이 있음을 알게 된다. 고요함 속에 그가 말없이 수행하듯 새긴 시간의 집적이 존재하는 것. 규칙적인 듯 아닌 듯 그려진 선들과 점, 면으로 구성된 단순한 화면은 조용하면서도 부드럽고 긴장감을 줘 보는 이들에게 각각 다른 감동을 전한다.
그의 회고전 형식으로 열리는 이번 전시에서는 1980년대부터 근작까지 대표적인 회화와 판화, 미니멀 조각 등 50여 점의 작품을 볼 수 있다.
갤러리 전 관계자는 "그의 작품은 화면을 성립시키는 요소도, 기법도 간결하고 미니멀하지만 그 과정에 깊은 사색과 고유의 감각이 깃들어 있다"며 "단색으로 여겨지는 색 속에 맥박이 뛰고 있음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시는 29일까지. 053-791-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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