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6남매만 다니는 학교가 있다?…입학과 함께 남매로 엮어주는 청송 파천초

남남을 '남매'로 엮어줘…입학식과 함께 열린 '꿈소슬 6남매 결연식'
유치원생을 포함한 전교생을 여섯 개의 가족 그룹으로 나눠
맏이, 남매, 막내 등 가족 구성원으로 역할 부여
학교폭력 없고 인성교육까지

지난 4일 청송 파천초등학교가 입학식과 함께 유치원생에서 6학년까지 남매로 엮어주는
지난 4일 청송 파천초등학교가 입학식과 함께 유치원생에서 6학년까지 남매로 엮어주는 '꿈소슬 6남매 결연식'을 열었다. 파천초 제공

"우리 학교는 전교생이 남매 사이예요."

저출산과 노령화를 동시에 겪는 경북 청송에 '남남'인 아이들을 남매로 엮어 학교생활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곳이 있다. 바로 청송 파천초등학교다.

4일 파천초는 2024학년도 입학식과 함께 '꿈소슬 6남매 결연식'을 열었다. 꿈소슬 6남매는 이 학교만의 독특한 운영 방식이다. 유치원생을 포함한 전교생을 여섯 개 가족 그룹으로 나누고 맏이, 남매, 막내 등으로 가족 구성원의 역할을 정해 학교라는 울타리 안에서 모두 가족으로 만들어주는 것이 핵심이다.

파천초 관계자는 "이번 입학식을 통해 6명의 신입생이 새로운 가족 구성원으로 환영을 받게 되었다"면서 "꿈소슬 6남매 활동은 폭력 없는 학교 만들기, 어울림을 통한 인성교육 효과까지 더해져 민주적 학교 공동체를 형성하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설명대로 꿈소슬 6남매 활동은 학교를 교육 공동체 화합의 장으로 만들고 있다. 6남매 맏이 격인 3~6학년은 청송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을 학습과 연계해 매년 '지오파크 페스티벌'을 열어 동생들에게 지질 공부도 가르친다. 맏이 격 학생들은 무지개 습곡 키링 만들기와 화산 만들기, 색깔 모래 퇴적암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부스를 직접 운영하며 동생들의 이해를 돕기도 했다.

또 꿈소슬 6남매는 가족 텃밭도 운영한다. 6남매는 4월 초부터 밭의 경계를 나누는 이랑을 만들고 비닐 덥기를 하고서 다양한 작물 모종을 직접 심는다. 남매들은 수업이 끝나면 텃밭을 찾아 물을 주거나 잡초를 제거하면서 수확까지 체험한다. 수확 후에는 함께 이웃 남매가 함께 요리도 하고 음식을 나눠 먹으며 우애를 다진다.

1학년 신입생 A양은 "학교에 처음 가는 날이라서 떨리지만 언니, 오빠들이 먼저 다가와 주고 '우리는 가족'이라고 말해주어서 떨리지 않게 됐다"며 "매일 학교 가는 게 기다려질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꿈소슬 6남매'가 학생들이 담당 선생님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파천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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