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룻밤 사이 대구에서 경찰관 2명이 음주운전을 하다 사고를 내고 이 중 1명은 조치 없이 현장을 떠나는 일이 발생했다. 대구 경찰은 지난해부터 반복된 경찰 음주운전 사고로 전직원 특별 교육 등 기강 잡기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경찰에 따르면 7일 오전 2시 50분쯤 수성구 황금동 한 이면도로에서 수성경찰서 형사과 소속 A경장이 술을 마신 채 주차를 하던 중 3중 추돌 사고를 냈다. A경장이 몰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은 골목길에 주차된 트럭 1대를 뒤에서 들이받았고, 사고 충격으로 튕겨나간 트럭이 근처에 서 있던 다른 승용차를 추돌했다. A경장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 수준인 0.133%로 확인됐다.
전날 오후 11시쯤에는 남부경찰서 교통과 소속 B경감이 수성구 황금지구대 건너편 청수로에서 황금고가도로 방향으로 승용차를 몰다 다른 차량을 들이받는 사고를 내고 그대로 달아났다.
B경감은 사고를 내고도 3.5㎞ 가량 차를 몰아 수성구 만촌동 아파트까지 갔으나 사고현장을 목격한 시민의 추격 끝에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붙잡혔다. B경감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 수준인 0.112%로 확인됐다. B경감은 지난 2020년에도 음주운전으로 정직 3개월 처분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지난해 9월 19일부터 전직원을 대상으로 음주운전 예방 특별 교육을 실시하고 경찰서장이 직접 지구대를 돌며 대대적인 음주운전 예방 활동을 벌인 바 있지만 뚜렷한 효과를 보지 못하는 모습이다.
7일 대구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5년 간 대구 경찰이 음주운전을 하다 적발 된 건 21건으로, 징계 수위는 정직 1개월 13건, 정직 2개월 1건, 정직 3개월 5건, 강등 2건 등이다. 연도별로는 ▷2019년 4건 ▷2020년 4건 ▷2021년 4건 ▷2022년 3건 ▷2023년 6건 등으로 지난해 들어 부쩍 늘어났다.
반복되는 유사사건에 외부는 물론 경찰 내부에서조차 비판과 자성의 목소리가 나온다. 대구지역 한 경찰관은 "관련 단속 업무를 맡은 교통과 팀장이 음주운전 사고를 2번이나, 그것도 사고 후 미조치하고 도주까지 해도 되나"며 "시민들의 시선이 무섭고 힘이 빠진다"며 혀를 찼다.
경찰은 음주운절 근절에 힘을 쏟겠다는 방침이다. 대구경찰청 관계자는 "오는 8일 오전 대구경찰청장 주재로 서장급 이상 경찰 간부가 참여하는 음주운전 근절 대책회의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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