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근조' 리본 단 충북대의대 교수진…“사법절차 진행하면 우리도 투쟁”

충북대학교의과대학·충북대학교병원 교수 160여명으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가 7일 오후 충북대병원 교육 인재관에서 정부 의대 증원 방침에 반발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연합뉴스
충북대학교의과대학·충북대학교병원 교수 160여명으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가 7일 오후 충북대병원 교육 인재관에서 정부 의대 증원 방침에 반발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연합뉴스

충북대학교가 의과대학 정원을 현재 49명에서 250명으로 증원하겠다고 보건복지부에 신청한 가운데, 의대 교수 등이 '근조(謹弔)' 리본까지 달며 반발하고 나섰다.

충북대의과대학·충북대병원 교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7일 충북대병원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의료계의 의견을 무시하고 정부에 의해 강행되고 있는 의과대학 정원 확대 정책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한다"며 "독단적으로 현재 의대 정원인 49명보다 5배 이상 많은 250명이라는 비현실적인 의대정원 증원계획을 제시한 충북대 고창섭 총장에게도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정부는 의료문제에 고민이나 체계적인 연구 없이 갑자기 2천명 증원이라는 비상식적인 숫자를 제시했다"며 "이에 반대하는 의사들을 국민건강을 볼모로 자신들의 이득만 챙기려는 기득권 세력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단순히 의사 수 증가를 통한 낙수효과가 의료문제를 해결해 줄 것이라는 단순한 희망은 결국 의료시스템을 붕괴시키고 의료 후진국으로 퇴보하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배장환 비상대책위원장(심장내과 교수)은 의대 증원 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도 지적했다.

배 위원장은 "의료 인력을 만들기 위해서는 의과대학의 강의도 중요하지만 대학 병원에서 환자를 보면서 교수와 함께하는 진료 시간이라든가 교육 시간이 중요하다"라며 "내과의 경우 전공의 1명당 15~25명 정도의 환자를 보는 것이 교육에 수월한 적정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의대 증원은 의과대학 교육도 문제고 병원 내 전공의 교육도 불가능한 수치"라며 "교육의 질도 담보할 수 없고 풀빵을 찍어내듯이 의사면허를 양산할 뿐이다"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교수들은 "학생과 전공의들에게 사법절차가 진행된다면 망설임 없이 투쟁을 시작할 것이고 제자들과 끝까지 함께할 것임을 선언한다"며 "보건의료전문가들로서 국민 건강이 위협받지 않도록 주어진 의료 현장에서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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