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구에서도 3월 8일에 만세운동이 일어났다는 걸 이번 행사를 통해 알게 됐어요. 당시 학생들이 걸었던 길을 걸으며 그 당시 느꼈던 심정에 대해 생각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장수아(22·대학생)
"지금도 추운데 그 때는 얼마나 추웠을지, 패딩도 없이 일제 군경 앞에서 행진했던 당시 학생들이 얼마나 고달팠을지 생각하며 지켜보니 감동적입니다. 오늘날 학생들이 과거 선배들의 뜻을 잘 이어받았으면 좋겠네요." 손수민(58·시민)
3·8만세운동 105주년을 맞아 열린 대구3·8 만세운동 문화제에서는 시민들이 만세 행진을 재현하며 만세운동 정신과 의미를 되새기는 시간을 가졌다.
8일 대구 중구 계성중학교에서는 3·8만세운동을 주도했던 계성중학교, 신명고등학교, 성명여자중학교 학생들과 지역 청년, 시민 등 약 300명이 모여 독립선언서를 낭독하고 만세삼창을 했다.
3.8만세운동을 재현하는 만세운동 행진도 진행됐다. 행진에 앞서 주최측에서는 미리 준비한 두루마기와 태극기 풍선 등 학생들과 시민단체 참여자들에 배부하기도 했다.
올해 신명고등학교에 입학한 윤여진(15) 양은 "미리 준비한 태극기 뱃지와 맞춰서 입으려고 두루마기를 빌려 입었다"며 "원래 하교시간보다 1시간가량 늦어지긴 하지만, 친구들과 함께 시간 보낼 수 있어서 기쁘다"고 말했다.
계성중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피진욱(13)·김태우(13) 군은 "독립선언문을 낭독할 때는 선조들이 존경스러웠다. 행진 시작 전 독립선언문을 읽을 때 엄숙함에 압도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학생 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도 대거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조현호(47) 씨는 "아이가 행진에 참여해서 구경하러 왔다. 학생들에게 좋은 경험이 될 것 같다"며 "3·1절을 테마로 꾸며진 길이 잘 조성돼 있어 대구에서 3·1 운동 정신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국경일이나 명절보다 더 큰 의미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3·1만세운동길 앞 대구 관광 기념품샵에서 일하는 사공모(75) 씨는 행진을 지켜보다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사공씨는 "젊은 학생들이 3·1운동이나 일제강점기에 대해 잘 모를 텐데 이렇게 나와서 만세행진을 하는 걸 보니 대단하다. 우리 부모 세대는 직접 겪었고, 우리 세대는 전해 들어 아는 정도인데도 학생들이 만세하는 모습을 보니 눈물이 난다"고 했다.
이날 행진 코스는 계성중학교 본관에서 시작해 청라언덕을 지나 3·1만세운동 계단과 교남YMCA(한의약박물관)까지 이어졌다. 행진에 참가한 학생과 시민들은 추운 날씨지만 행사 취지를 떠올리며 즐거운 모습을 보였다. 이들은 청라언덕에 다다르자 약속이라도 한 듯 모두 함께 '대한독립 만세'를 외치기도 했다.
3·8만세운동은 1919년 3월 1일에 서울과 논산에서 3·1만세운동이 일어난 지 1주일 뒤인 3월 8일에 대구시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한 행사다. 이후 약 2개월간 대구를 비롯해 경상도 지역에서 이어진 만세운동의 시발점이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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