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키우는 데 세계에서 돈이 가장 많이 드는 곳이 한국이다. 한 외신에 따르면 아이를 낳아 18세까지 기르는 데 드는 비용이 1인당 국내총생산(GDP)의 7.79배에 이른다. 주요 선진국보다 2배 많고, 금액으로 환산하면 3억4천만원이나 된다. 다자녀 기준(3명)으로 따지면 10억원이 넘는 거액이다. 육아를 걱정하는 신혼부부가 전체의 93.7%에 이른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무자녀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월평균 예상 육아비는 140만7천원이다. 소득 수준에 따라 한 달에 200만원 이상 들 것으로 예상하는 응답자도 있었다. 육아비가 '부담된다'와 '부담 안 된다'는 응답은 각각 93.7%, 6.3%였다.
출산율이 세계 최저인 우리 현실에서, 양육비 분야의 핀셋 지원은 불가피하다. 문재인 정부가 해결하겠다며 저출산고령화위원회를 만들었으나, 출범만 시키고는 회의 한 번 열지 않았다. 윤석열 정부에서야 첫 회의를 시작할 수 있었다. 다만 전체 직원이 30명에 불과하고, 권한 부재와 이에 따른 내부 회의론은 위원회 무용론을 불러오는 처지로 전락했다. 출범 성격에 걸맞은 개조 작업이 시급하고, 정 안 되면 대통령 직속 기구(KDI 보고서)로 재편하는 등 개선 방안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
각 부처의 양육비 관련 예산도 실효성 개선이 시급하다. 학부모 인식 조사에서 유아 무상 교육이 저출산에 도움 된다는 응답자가 70% 이상인 점을 감안해, 사립유치원을 포함한 '초등학교 입학 전 보육비 전액의 무상화'를 고려해 볼 만하다. 관련 예산은 7천억원 정도로 올해 배정된 저출산 예산(17조6천억원) 대비 미미한 수준이다. 전체 예산을 늘리는 것도 나쁘진 않다. 우리 정부의 '가족 예산' 총액은 GDP 대비 1.56%에 불과한데 이는 OECD 평균 2.29%에 못 미친다. 현금 지급률은 0.31%로 OECD 평균(3.37%)과의 격차는 더 벌어진다. 우물쭈물하거나 말로만의 정책은 금물이다. 인구 소멸은 말로만 오는 게 아니라, 금세 우리가 직면하게 될 현실일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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