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파렴치 범죄 혐의자 李를 정조와 동렬에 놓은 낯간지러운 아부

더불어민주당 공천을 받은 대학교수가 이재명 대표에게 낯간지러운 아부를 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정치판의 저질화가 다시 한번 확인되고 있다. 민주당 경기 수원정 경선에서 비명계인 원내대표 출신 박광온 의원을 이긴 김준혁 당 전략기획부위원장이 과거 이 대표 생가를 방문한 사실을 밝히며 '이 대표 생가 앞에 있는 200년 넘은 소나무의 기운이 이 대표에게 갔다'는 식으로 말한 사실이 드러났다.

김 부위원장은 이 대표의 지난 대선 경선 출마 선언 직후인 2021년 8월 '이재명에게 보내는 정조의 편지'라는 책도 출간했다. 여기에는 "억강부약(抑强扶弱·강한 자를 누르고 약한 자를 도와줌), 이미 사라진 줄 알았던 말이 다시 이 세상에 등장했으니 놀라움과 기쁨 그리고 환희로 나는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없다"는 정조의 상상의 편지가 등장한다. 정조를 빌려 이 대표가 듣기 좋은 말을 한 것이다.

김 부위원장은 정조를 오랫동안 연구해 온 역사학자로, 한신대 교수로 재직 중이라고 하는데 그 연구 성과가 고작 이것이냐고 묻지 않을 수 없다. 이 대표는 7개 범죄 10개 혐의로 수사와 재판을 받고 있는 파렴치 범죄 혐의자이다. 이 대표를 상찬하기 위해 정조를 모욕하는 게 아닌가.

또 불체포특권을 공약했다가 '사법 리스크'가 현실로 닥치자 국회의원·당 대표·당헌 개정 등 이중 삼중으로 방탄복을 두른 사실, 총선 전 1심 판결이 나오지 않도록 단식 등 온갖 방법으로 재판을 지연시키는 '법치 농락'과 정조는 어떻게 어느 지점에서 연결되나? 평균적인 윤리의식만 있으면 생각도 못 할 쌍욕을 형수에게 했고, 경기도 지사 재직 때 국민 세금으로 월급을 주는 공무원을 몸종처럼 부린 것은 '패륜'과 '갑질'인가 '억강부약'인가.

김 부위원장이 공천 경선에서 이긴 것을 두고 당내에서는 이 대표가 듣기 좋은 말을 한 것이 도움이 됐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사실인지 아닌지를 떠나 역사학자의 입에서 이런 낯간지러운 아부의 말이 나왔다는 사실 자체가 얼굴을 화끈거리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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