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시립국악단 212회 정기연주회 '전통의 맥' 21일 개최

왕의 행차 때 연행되던 대취타로 2024년 첫 정기연주회 문 열어
궁중음악과 궁중무용으로 격조 있는 무대 연출

대구시립국악단
대구시립국악단 '전통의 맥' 포스터. 대구문화예술진흥원 제공

대구시립국악단의 제212회 정기연주회 '전통의 맥' 공연이 21일 오후 7시30분 대구문화예술회관 팔공홀에서 펼쳐진다. 이번 공연은 궁중음악의 격조와 민속음악, 무용, 판소리와 가야금병창까지 우리 소리의 모든 것을 한꺼번에 즐길 수 있는 무대다.

이날 공연은 임금이나 귀인의 행차 때 연행되던 '대취타'로 첫 문을 연다. 태평소를 필두로 나발, 나각의 관악기와 북, 장구 등의 타악기가 행진곡풍으로 위풍당당한 봄의 시작을 알린다. 궁중음악인 '보허자(장춘불로지곡)' 또한 감상할 수 있다. 조선시대 궁궐에서 출궁악 또는 연향악으로 행해지던 '보허자'는 왕실의 귀품과 풍류가 물씬 느껴진다.

대구시립국악단의 전통국악 무대. 대구문화예술진흥원 제공
대구시립국악단의 전통국악 무대. 대구문화예술진흥원 제공

궁중무용과 민속무용도 함께 감상할 수 있는데, 시립국악단 한국무용팀에서 궁중무용 '포구락'과 민속무용 '부채춤'을 선사한다. '포구락'은 무희들이 포구문에 채구(나무로 만든 공)를 던져 넣는 놀이형식의 춤으로 궁중무용의 색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다. 한국무용의 대명사로 알려져 있는 '부채춤'은 화려한 장식의 부채를 들고 아름다운 모양을 구사하며 추는 경쾌한 장단의 춤으로, 가장 인기 있는 한국 춤 중 하나이다.

대구시립국악단 한국무용팀. 대구문화예술진흥원 제공
대구시립국악단 한국무용팀. 대구문화예술진흥원 제공

대구시무형문화재 제8호 판소리 흥보가 전승교육사인 명창 정정미의 목소리로 판소리 '흥보가 중 박타는 대목'도 감상할 수 있다. 흥보가는 판소리 다섯 마당 중 서민적인 재담이 많이 담겨 민속성이 강한 마당으로, 그 중 박타는 대목은 흥보가의 백미로 꼽힌다. 정정미 명창은 영남지역을 대표하는 소리꾼으로 지난 21년 송만갑 판소리고수대회 명창부 대통령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또 노래하는 가야금 '놀다가'의 대표 민정민과 함께 7인이 선사하는 가야금 병창이 무대를 채운다. 민정민은 지난해 김해전국가야금경연대회에서 기악·병창부문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이날 선보일 곡들은 '박꽃 핀 내 고향', '내 고향의 봄', '꽃 타령' 등으로 박귀희 명창이 작곡한 곡들이다. 봄의 풍경과 정취를 가야금연주와 소리로 화사하게 전한다.

한상일 대구시립국악단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 대구문화예술진흥원 제공
한상일 대구시립국악단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 대구문화예술진흥원 제공

이어 국립부산국악원 성악단 부수석 이희재와 대구시립국악단 단원 경덕명이 가곡 '태평가'를 선사한다. 조선 사회 지식층에서 애창되면서 발전된 가곡은 일반 백성들에 구전되던 속가와는 구분되는 예술성을 지니고 있다. 세련된 예술성을 지닌 가곡 중에서도 유일하게 남·녀 병창으로 불리는 '태평가'는 '이랴도 태평성대'로 시작하며 화평함을 전하는 곡이다.

한상일 대구시립국악단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는 "전통국악으로 그 해의 첫 정기연주회를 여는 것은 어느덧 대구시립국악단의 또 하나의 전통이 됐다"며 "국악의 원형이 살아있고 풍류가 넘치는 무대와 함께 그 옛날 왕과 왕비가 된 듯 새봄을 맞으시길 바란다"고 기획의도를 밝혔다. 전석 1만원. 문의 053-606-6193/6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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