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 승패는 포탄 생산량에 좌우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현재 러시아의 포탄 생산량은 미국·유럽을 합친 물량의 3배 정도로 압도적 우위를 점하고 하루 1만 발의 포탄을 우크라이나에 퍼붓고 있다. 반면 우크라이나 측은 포탄 생산량이 절대 부족해 하루 발사량이 고작 2천 발 수준에 그치고 있다.
11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에 따르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보 당국은 러시아가 연간 약 300만 발의 포탄을 생산 중인 것으로 추산했다. 이에 비해 미국·유럽이 생산해 우크라이나에 공급하는 포탄은 연간 약 120만 발에 머물고 있다.
미국의 경우 2025년 말까지 포탄 월 10만 발 생산이 목표인데 이는 러시아 생산량의 절반도 안 된다. 게다가 미국의 601억 달러(약 80조원) 규모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안도 의회에서 막혀 있는 상황이다.
나토의 한 고위 관리는 "지금 우리가 하는 것은 생산 전쟁"이라면서 "우크라이나(전쟁)의 결과는 양측이 이 전쟁을 수행하기 위해 어떻게 물자를 갖추느냐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러시아가 포탄 공장들을 24시간 연중무휴 가동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러시아의 군수산업 종사자는 전쟁 이전 200만∼250만 명 수준에서 현재 약 350만 명으로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는 이도 모자라 지난해 이란에서 포탄 최소 30만 발을 수입했으며, 북한에서도 최소 컨테이너 6천700개 분량의 포탄을 도입했다.
생산량의 격차로 인해 러시아의 공세가 우크라이나의 방어를 압도하고 있다. 러시아가 현재 하루 약 1만 발의 포탄을 발사하는 데 비해 우크라이나 측의 발사량은 고작 2천 발 수준에 그치고 있다.
그 결과 우크라이나는 포탄·탄약 부족에다 점차 심각해지는 전선의 인력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반면 러시아는 동부 도네츠크 지역의 격전지인 아우디이이카를 함락시키는 등 공세를 벌이고 있다.
미군과 동맹국들은 그간 우크라이나에 M-1 에이브럼스 전차, F-16 전투기 등 여러 정교한 무기 시스템을 지원했거나 지원할 예정이다.
그러나 군사 전문가들은 이번 전쟁은 누가 포탄을 더 많이 쏘느냐에 따라 이기고 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나토 고위 관리는 "우리가 지금 당면한 최대 이슈는 탄약"이라면서 "러시아가 포탄 생산의 강점을 통해 전장에서 상당한 이득을 누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유럽 각국도 부족한 포탄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애쓰고 있다. 한 독일 방산업체는 국내에 연간 약 20만 발의 포탄을 생산할 새 공장을 착공한 데 이어 지난 달 우크라이나에 공장을 건설, 연간 수십만 발의 155㎜ 포탄을 생산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한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아직 외국군을 파병 받아야 할 상황은 아니라고 했다. 그러면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그동안 유럽과 나토 동맹국들을 향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공격을 우크라이나가 최전선에서 막아내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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