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위성정당 비례대표에 공천을 신청했다가 철회한 홍원화 경북대 총장에 대해 사퇴 시위가 연일 이어지고 시민단체가 고발장을 접수하는 등 파장이 계속 번지고 있다.
그러나 글로컬대 지정 사업, 무전공 선발 확대 등 당장 눈 앞에 닥친 현안이 산적한 상황이어서 사퇴 요구가 학내 전반으로 확산되긴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12일 김호정 경북대 교수와 경북대 학생 인권 동아리 '오버 더 블랭크' 김상천 공동대표, 노준영 철학과 학생 등은 경대 북문 앞에서 팻말 시위를 벌였다.
김호정 교수는 "임기가 남은 상황에서 사리 사욕을 위한 행동을 했다는 사실을 부끄럽게 생각하고 더 이상 부끄럽지 않게 사퇴하는 게 맞다고 본다"며 "이번 일을 통해 많은 교수들이 홍 총장의 본질을 알게 됐을 것이라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상천 공동대표는 "홍 총장이 임기를 모두 마친다면 학교 운영을 본인 마음대로 해도 임기를 끝낼 수 있다는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 부정행위에 대한 처벌이 없다는 선례가 있으면 안된다. 총장 사퇴가 학내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고위공직자임에도 학교 환경과 교육과정을 우려하는 의대 교수들의 의견을 묵살하고 교육부에 의대 증원 신청을 했다"며 홍 총장을 직권남용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앞서 지난 11일 안철택 독어독문학과 교수가 1인 시위에 나선 데 이어 13일에는 박충환 고고인류학과 교수와 최권화 사회복지학부 교수가 사퇴 요구 시위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홍 총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시위가 연일 이어지면서 이 같은 분위기가 학내 전반으로 확산될지 관심을 끌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실제 '사퇴'까지 이어지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경북대 관계자 등에 따르면 현재 홍 총장은 부총장, 학장 등과 잇따라 만나 비례대표 공천 신청에 대해 사과와 해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구나 글로컬대 지정 사업과 무전공 선발 확대, 라이즈 사업 등 풀어야 할 현안이 쌓여있는 상황에서 총장 사퇴가 겹치면 사실 상 업무가 마비될 것을 우려한 교수들도 쉽게 결집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북대 한 관계자는 "총장 사퇴 분위기가 고조돼야 실제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는데 아직 답보 상태"라며 "총장이 사퇴하면 보직 교수들도 동반 사퇴하게 되는데, 이후 학교 행정이 한동안 공백 상태가 된다. 교수들도 쉽게 움직일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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