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국민의힘 도태우 후보 공천 재검토, 당사자·지역민 의견도 들어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도태우 후보의 대구 중·남구 공천을 재검토할 것을 요청한 데 대해 홍준표 대구시장이 "자유민주 정당에서 경선으로 공천 확정된 사람을 과거 개인 생각을 이유로 공천 취소한다면 자유민주 정당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풍부한 정치 경험에 근거한 홍 시장의 견해에 동의한다.

도 후보는 세간에서 떠돌던 '5·18 북한 개입설'에 대해 언급하면서도 5·18민주화운동의 역사적 의미를 부정하지 않았다. 다만 제기된 몇 가지 의문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또 5·18민주화운동과 관련한 자신의 과거 발언이 논란이 되자 곧바로 정중하게 사과하고,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소속 당(국민의힘) 입장에 전적으로 동의하며 언행에 더욱 신중하겠다고 약속했다.

국민의힘은 12일 도 후보 공천을 재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도 후보의 과거 발언이 논란이 된 만큼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면밀한 재검토 조치는 적절하다고 본다. 다만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도 후보의 옛날과 확연히 달라진 현재 생각을 충분히 청취하고 검증해야 한다고 본다. 국민의힘 비대위원 일부는 '도 후보의 사과와 반성 진정성'에 의문을 표한다고 한다. 누구라도 사과하고 용서를 구하면 액면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합리적이고 신사적이다. 사과하고 용서를 구함에도 그 진정성을 못 믿겠다면 인간 존재가 허무해진다.

도 후보는 국민의힘 국회의원 후보 선출 과정에서 1, 2차 경선을 통해 공천이 확정됐다. 그의 지역 활동을 지켜본 당원과 시민들이 그의 진정성을 인정한 것이다. 그런 후보에 대해 중앙당 의결 기구가 과거 한때 잘못된 생각을 이유로 쉽게 공천을 취소한다면 자유민주주의를 저버리는 처사다. 국민의힘과 도 후보는 이번 논란을 5·18민주화운동의 의미를 재확인하고, 대한민국 민주주의 발전에 앞장서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논란이 일어났다고 꼬리 자르듯이 대처하는 것은 책임 있는 정당의 태도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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