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은 다소 낯설지만 특히 도로 이용자들로선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가 있다. 교량과 방음시설 같은 다양한 제품을 제작‧시공하는 누리이앤씨. 이 주목할 만한 도로시설물 전문 혁신기업을 이끄는 황인규 대표이사는 끊임없는 연구개발(R&D)로 기술력을 발휘하며 도로시장에서 탄탄한 입지를 다지고 있다. 그는 "건설 분야와 마찬가지로 도로시설물은 국민 안전에 밀접한 영향을 준다"라며 연구개발을 강조하고 또 강조했다. 황 대표는 "회사의 경쟁력은 기술개발에 있다"라며 "그래야 국민 안전을 지키고 발주처의 신뢰를 얻는다"고 힘주어 말했다. 고향의 젊은이들을 향해선 "목표를 정했으면 저돌적으로 최선을 다하라"고 응원했다.
-어떤 회사인가?
▶2009년 설립했다. 토목과 금속구조물창호‧시설물유지관리‧기계설비 공사를 전문으로 하는 건설기업이다. 환경친화적 도시와 주거단지 건설에 최우선 가치를 두고 있다. 기술혁신의 패러다임을 창조해 기술과 혼을 담은 시공을 해왔다고 자부한다.
-구체적으로 들려 달라.
▶고속도로와 국도‧지방도 등에 방음벽‧교량점검과 배수시설물‧신축이음장치‧방호울타리‧휀스와 같은 도로안전 시설물을 제작해 시공한다. 도로·교량시설 보수와 방음벽 미관 개선‧비탈면 점검로 유지보수 등 도로시설물 유지관리 사업을 병행하고 있다. 도로 부대시설 시공 전반에서 다양한 실적과 노하우, 여기에 임직원의 노고 덕분에 현재까지 성장해왔다.
-누리이앤씨만의 강점이나 경쟁력은?
▶강재톱날형 신축이음장치와 다기능 투명방음판‧일체형 안전교량 점검시설‧기초보강 전면 비탈면 점검로 등이 있다. 하나 같이 저희 회사에서 수년에 걸친 연구개발을 바탕으로 개발한 기술이다. 제품은 자체 공장라인에서 생산한다.
-다양한 방음벽을 개발하고 많은 도로에 방음시설을 설치했는데 특별한 기술력이 있다면?
▶다기능 투명방음판을 예로 들겠다. 이 제품은 기존의 투명방음판의 조망권과 일조권 등 고유한 특성 위에 흡음 성능과 유지보수 기능을 추가하고 다양한 칼라를 구현했다. 기술융합형 다기능 제품이라는 얘기다. 또 기술력을 보완해 투명원판을 전면 또는 후면에서 탈부착 할 수 있는 방음판을 개발했고, 특허기술을 취득했다. 기존 금속재 같은 흡음형 방음판은 성능이 떨어지면 소음이 기준치 이상으로 발생하는데 이를 개선했다.
-연구개발에 몰입하는 이유는?
▶기술력이 어느 무엇 보다 중요하다는 믿음에서다. 기술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공공기관뿐만 아니라 시공사와의 사업 파트너로서 업무 영역을 확대해 나가는 데 한계가 있다. 앞으로도 실효성 있는 연구개발을 매개로 한 기술사업화, 인공지능(AI)‧사물인터넷(IoT) 등을 접목한 도로시설물 개발, 신시장 개척 등 우수 중소기업 환경을 조성해 정부와 공공기관‧지방자치단체는 물론 협력사와의 좋은 파트너십으로 자리매김하도록 노력하겠다. 특히 자체연구소를 설립할 계획이고, 구체적 준비를 하고 있다.
누리이앤씨의 기술력은 진화에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특허만 35개에 달한다. 투명 방음판과 함께 교량에 필수적인 요소인 신축이음장치를 연구개발한 뒤 도로 현장에 적용, 기술력을 평가 받았다. 국가표준 피로 시험과 방수성능 평가·소음 시험 등을 거쳐 정부의 인증을 따낸 혁신제품이다. 신축이음장치나 다기능 투명방음벽은 대구순환고속도로를 비롯 포항~영덕고속도로‧수도권순환고속도로‧영동고속도로‧언양영천 간 고속도로·아산천안 간 고속도로 건설공사‧인천대교 등 전국의 주요 도로에서 폭넓게 적용되고 있다. 알든 모르든 도로이용자는 누리이앤씨와 밀접한 관계라는 의미다. 다기능 투명 방음판은 고속도로의 소음을 흡수하면서 조망권과 일조권을 만족시킨다는 호평이 나왔다. 강재톱날형 신축이음장치는 제14회 대한민국 세계여성발명대회 금상과 경기도 특별상을 수상했다. 기초보강 전면 비탈면 점검로는 한국도로공사 도공기술마켓 제품으로 선정되는 등 조달청 혁신제품‧서울공공디자인‧경기우수공공시설물‧IPD국제외교디자인 등 중소기업 기술마켓 등록과 인증을 통해 누리이앤씨는 도로시설물 선도 기업으로 위상을 높여가고 있다.
-경영 철학이 있다면?
▶살아남으려면 끊임없는 혁신이 필수다. 제 스스로부터 교량시설‧방음시설 분야에서 역량을 갖추기 위해 직접 연구와 실험에 참여하고, 품질을 지속적으로 올려나가고 있다. 회사의 경쟁력은 기술개발에 있다고 확신한다. 우수한 기술이 곧 발주처에게 신뢰를 주기 때문이다. 결국에는 국민을 안전하게 한다.
-중장기 전략은?
▶누리이앤씨는 윤리 및 인권경영을 바탕으로 인간과 도시, 그리고 환경의 조화를 추구한다. 특히 사람 중심의 도로환경을 조성하는 것을 회사 제1의 가치로 삼고 있다. 차별화된 기술력과 더불어 생산되는 모든 제품의 철저한 품질관리로 회사 경쟁력을 높이고자 한다. 당장은 사업을 안정적으로 이끌면서 사업을 다각화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거래처 다변화로 영업 포트폴리오를 개편하고, 소재 경쟁력을 갖추는 일도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중소기업 경영인으로서 난관은 없나?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에 따른 어려움이라든지.
▶어차피 맞을 비는 맞아야 한다. 중대재해처벌법만 하더라도 늦춘다고 해결될 일이 아닐 것 같다. 세계적 기준에 맞춰 선제적으로 동참하려고 한다. 하지만 연구개발 인력을 구하기 어려운 현실은 안타깝다. 최근 도로시설물 업계에서 젊고 유능한 인재를 수급하는 게 가장 힘들다. 정부 차원에서 도로산업 인재를 양성해 중소기업도 실력 있고 활력 넘치는 엔지니어를 채용하거나 양산하는 기회가 많아지면 좋겠다.
-고향은 자주 가나?
▶김천에 집과 지사(支社)가 있어 1주일에 한 번 넘게 찾는 것 같다. 또 고향이나 동문모임에 열심히 참석한다. 아무래도 도로에서 생활하는 일이 많으니…. 충남 당진지사나 경기도 화성에 있는 제1공장에도 가곤 한다. 도로 위의 인생이다. 하하.
-젊은이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발신해 달라.
▶학벌이 다가 아니다. 한 가지 목표를 정했으면 저돌적이다 싶을 정도로 최선을 다하라고 말하고 싶다. 그리고 안 될 때는 쿨 하게 포기하라. 그래야 다음을 준비할 수 있다. 다만, 목표 지향적이되 마음은 따뜻한 인간이 됐으면 한다.
◆황인규 대표 누구
황인표 대표만큼 다양한 스펙트럼의 라이프 스토리를 써나가는 인물은 찾기 쉽지 않다. 누리이앤씨 역시 건설의 건 자(字)도 모르는 상황에서 시작해 15년 만에 도로건설‧유지 분야의 신흥강자로 키웠다.
첫 직장은 삼성생명이었다. 당시 전국 2천여 영업소 중 실적 1위를 달성하는 능력을 보여줬다. 이어 1998년 당시 연봉 1억 원의 회사 손길을 뿌리치고 유아복 전문회사를 창립했고, 트렌드를 겨냥한 제품과 온‧오프를 결합한 영업력으로 돌풍을 일으켰다.
채무자에게 돈 대신 지분을 받은 게 오늘날 누리이앤씨의 출발점이 됐는데 특유의 목표 의식과 연구개발로 발전의 토대를 만들었다. 직장인 시절 "욕심이 많다"는 주변의 질시 아닌 질시를 받곤 했다고. 황 대표는 "제겐 욕심이 아니라 목표였다"라며 웃었다. 바람도 모래바람, 자갈바람이 좋다는 강단의 소유자다.
남들 모르는 고통을 적잖이 겪었다. 내색하지 않아 사정을 모르는 지인들이 그를 향해 "얼굴 좋아 보인다"라고 인사를 하곤 했지만, 황 대표는 풍파를 기독교의 은혜와 마라톤의 힘으로 이겨내며 이 자리까지 왔다. 봉사에 적극적이다. 아프리카 어린이들을 꾸준히 후원해왔고, 비인기종목인 한국 근대5종 실업연맹 회장으로 관심과 지원을 쏟고 있다.
자신의 진정한 친구는 하루 3차례씩 통화하는 와이프라는 게 황 대표의 고백이다. 할 말하고, 챙겨주고, 이해해주고, 방향을 제시해주는 게 고마워 서라고. 아들에게는 자신의 스킨을 함께 사용하지 못하게 할 만큼 엄격하다. 창조경영인상 및 표창장과 국토교통부 장관 표창장 등을 수상했다. 황 대표는 인터뷰에서 제품 개발의 기술지원(기술마켓)과 현장적용에 많은 지원을 아끼지 않은 한국도로공사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하면서 감사의 뜻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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