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난에 허덕이던 한국가스공사가 대구시와 함께 900억원 규모로 추진 중이던 'K-R&D 캠퍼스'(가칭) 사업을 3년 만에 무산하기로 한 것으로 드러났다. 적자로 인해 예산이 부족하다며 경제 활성화 기대만 부풀리고 사업 자체를 철회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대구시에 따르면 한국가스공사는 지난해 12월 27일 이사회에서 'K-R&D 캠퍼스 구축사업 조정안'을 철회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2021년 설립 계획을 발표한 K-R&D 캠퍼스는 수소를 중점적으로 연구하는 연구기관이다. 한국가스공사 본사 앞에 천연가스 연구센터와 테크니컬 센터, 신성장 비즈니스관, 홍보체험관 등을 갖춰 올해 2만7천113㎡ 규모로 들어설 예정이었다. 이후 가스공사는 부지 계약에 이어 올해 준공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해왔다.
이에 지역에서도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 대학 등 산학 협력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높았다. 실제로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는 대구혁신도시에 조성될 'K-R&D 캠퍼스' 입주와 연구개발 지원 등을 연계할 계획을 추진하기도 했다.
이 사업을 통해 한국가스공사는 앞으로 1천725명의 고용 효과를 창출하고 13년 동안 2천875억원의 경제적 효과도 내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는 포부도 내비쳤었다.
특히 지난 2021년 10월 한국가스공사 국정감사에서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양금희 국민의힘 의원(대구 북구갑)이 K-R&D 캠퍼스 건립 추진 의지를 재확인할 당시, 채희봉 전 사장은 "R&D 관련 부분은 가스공사 본사 부지 앞에 수소를 중점적으로 연구하는 그런 K-R&D캠퍼스를 구축할 계획을 가지고 대구시와 협의를 하고 있다"고 답하기도 했었다.
그러나 한국가스공사는 사업 추진 과정에서 재정난을 겪으며 사업에 브레이크가 걸렸다. 캠퍼스에 설립 예정이던 홍보관의 경우 기존에 추진하던 사업과 중첩된다는 의견마저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가스공사는 지난해 매출은 44조5천560억원, 영업이익 1조5천534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13.86%, 36.94% 줄었다. 당기순수익도 적자를 면치 못했다. 이자율과 원료비가 상승한 데다, 미수금마저 늘었다. 지난해 한국가스공사는 7천474억원의 당기 순손실이 발생했다.
4분기 영업이익만 살펴봐도 전년 4분기 대비 52.6% 감소한 5천296억원이다. 이 분기 매출은 10조6천92억원, 순손실은 6천573억원으로 집계됐다. 원가보다 도시가스 공급 가격이 오히려 낮은 상황이다 보니 지난해 4분기에만 2천227억원이 쌓여, 지난해 말 기준 미수금 총액은 15조7천659억원에 이른다.
또 K-R&D캠퍼스 건립을 위한 부지에 대한 행정상 용도 변경은 했으나, 매입 절차는 진행되지 않았다. 부지 매입은 당초 대구시에서 부담하기로 협약했었지만, 실질적으로 추진되는 사항이 없어 이후 별다른 논의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권금용 대구시 에너지산업과장은 "가스공사에서 요즘 내부적으로 적자가 심해 여력이 없어 사업을 철회한다는 연락을 받았다"며 "다만, 지역 상생에 대한 부분은 앞으로도 이어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국가스공사 관계자는 "어려운 재정상황으로 사업이 추진되지 못했으나, 지속적으로 지역 협력을 이어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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