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경산의 한 장애인거주시설에서 벌어진 학대 사건과 관련해 지역 장애인 인권 단체들은 가해자 엄벌과 시설 폐쇄를 요구하고 나섰다.
420장애인차별철폐경산공동투쟁단(이하 420경산공투단)은 장애인 거주시설 물고문 학대사건에 대한 1차 공판에 앞서 14일 오전 10시 대구지방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420경산공투단은 장애인 시설 내 인권 유린 사태를 규탄하며 ▷가해자 엄중 처벌 ▷피해자에 대한 후속지원 대책 마련 ▷재발 방지를 위한 시설 폐쇄 등을 촉구했다.
이종광 한국뇌병변장애인인권협회 경산시지회장은 "장애인 시설 인권 유린 문제가 반복되는 이유는 수용시설 그 자체가 문제이기 때문"이라며 "장애를 가졌다는 이유로 지역사회로부터 분리하고 시설에 격리 수용하는 정책은 우리 사회가 수십 년간 지속해온 제도적 학대"라고 지적했다.
이 지회장은 이어"지역사회와 분리된 시설에서 온갖 인권 유린과 비리가 반복됐다. 장애를 가진 시민이 더 이상은 학대 공간에 내몰리지 않도록 시설 폐쇄와 근본적인 탈시설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은 장애인 수용 시설 내 빈번히 벌어지는 학대사건 중 빙산의 일각일 뿐, 시설 내 인권침해 사건들이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은 채 자행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연주 공공운수노조 장애인활동지원지부 대경지회 사무장은 "물고문 사건이 알려진 지 3년이 다 돼 간다. 2년 넘게 피켓을 들고 노숙을 해가며 제대로 된 수사와 가해자 처벌을 요구해왔다"며 "밝혀지지 않은 시설 내 인권침해 사건들이 제대로 알려지고 재발하지 않도록 부디 제대로 된 재판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지난해 12월 18일 중증 장애인 학대 혐의(아동학대범죄처벌등에관한특례법 위반)로 장애인 시설 사회복지사 4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2020년 5월부터 2021년 4월 사이 경산 한 중증장애인보호시설에서 16세 남자 피해자를 싱크대 위로 올린 후 얼굴 위로 1~2분 간 물을 틀거나 피해자를 들어 올려 구덩이로 던질 것처럼 흔들어 위협한 혐의를 받았다.
또 한겨울 밤 아동의 옷을 입히지 않은 채 약 10분 간 밖으로 쫓아내는 등 학대한 혐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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