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렴치한 부산 돌려차기男, '그알' PD에 "우리 가족 아픔 생각 않나" 편지 보내

'부산 돌려차기' 사건 가해자 이씨의 자필편지를 공개한 SBS 시사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 유튜브 채널 갈무리

일면식도 없는 20대 여성을 무차별 폭행한 '부산 돌려차기' 사건의 가해자가 해당 사건을 다룬 시사 프로그램 제작진에게 "나 하나로 돈 버니 좋겠다. 우리 가족 마음 아파할 건 생각 안 하나"라는 내용을 담은 편지를 보낸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지난 15일 SBS 시사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 유튜브 채널에는 부산 돌려차기 사건의 가해자 30대 남성 이모씨가 김재환 PD에게 보냈다는 자필 편지 내용이 공개됐다. '그것이 알고 싶다'는 지난해 4월 8일 해당 사건을 다뤘다.

유튜브 영상에서 김 PD는 "이씨한테 '방송을 봤다'는 내용의 편지를 받았다"며 "반론권 때문에 면회도 하러 갔었고 방송 전 보낸 편지에도 한 차례 답장이 왔는데 방송 이후에 또다시 편지를 보냈다"고 말했다.

공개된 편지에서 이씨는 "김재환 PD님, 8일 방송과 그 전 예고편 전부 다 봤습니다. 진짜 너무하네요. 아이고~ 나 하나로 돈 버니 좋겠어요. 수고하시고 평생 잘 먹고 잘 사세요. 마음으로 해주니까 내가 우스워 보였나 봅니다"라고 적었다.

이를 본 김 PD는 '마음으로 해주니까'라는 발언에 대해 "교도소 접견 갔을 때 자기는 진심으로 말했다는 의미 같다"고 풀이했다.

이어 이씨는 "직업상 이해는 하면서도 BJ 엄태웅, 그런 말로 돈 버는 애들 말을 곧이곧대로 들으면 안 되죠. 2주도 같이 안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씨가 언급한 유튜버 엄태웅씨는 지난해 6월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이씨와 2주 동안 같은 구치소에서 지냈다며 이씨가 재판에서 '심신미약'으로 양형 자료를 제출하기 위해 매일 정신과 약을 먹었다고 주장했었다.

이씨는 또 "PD님도 가족이 있을 거 아니냐. 우리 가족은 그거 보고 뭐라 생각하고 마음 아파할지 생각이라는 걸 안 하냐"고 했다.

김 PD는 편지에 적힌 이씨 글씨에 대해 전문가의 의견을 들었다며 "얼핏 보면 명필처럼 보이지만 가독성은 떨어진다. 글씨만 봐도 이씨의 이기적인 특성을 알 수 있다. '누군가 이 글을 보고 이해해라' 이런 느낌이 아니라 본인한테만 예쁘게 쓰고 가독성 떨어지게 한 점을 보면 가해자의 특성이 드러난다고 하더라"라고 전했다.

'부산 돌려차기 사건'은 가해자 이씨가 지난해 5월 22일 오전 5시쯤 부산 진구 서면에서 귀가하던 피해자를 성폭행할 목적으로 10여분간 쫓아간 뒤 오피스텔 공동현관에서 때려 살해하려 한 사건이다.

당초 이씨는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12년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피해자가 입었던 바지에서 이씨의 DNA가 검출되는 등 추가 증거가 드러나면서 2심은 이씨에게 강간 살인 미수 혐의(성폭력처벌법 위반)를 적용해 징역 20년을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