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코인열차, 나도 탑승" 비트코인 상승세에 '코인열풍' 조짐

국내 5개 거래소의 1일 거래량 10조5천46억원
최근 비트코인 1억원 돌파에 '포모 증후군' 확산
"가상자산 가격 변동성이 커… 투자에 신중해야"

가상화폐 비트코인의 가격이 연일 최고가 행진을 이어가는 13일 서울 서초구 빗썸 고객센터의 가상화폐 시세 전광판에 비트코인 원화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가상화폐 비트코인의 가격이 연일 최고가 행진을 이어가는 13일 서울 서초구 빗썸 고객센터의 가상화폐 시세 전광판에 비트코인 원화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직장인 김재영(33) 씨는 이달 초 알트코인(비트코인을 제외한 가상자산) 한 종류를 10만원어치 샀다. 김 씨보다 먼저 200만원을 투자해 이틀 만에 300만원 차액을 남긴 직장 동료를 보고 부러웠기 때문이다. 김 씨는 "큰 수익을 바라는 건 아니고 용돈이나 벌면 좋겠다는 생각에 소액으로 투자를 시작했다. 주변에도 게임하는 느낌으로 가볍게 코인을 사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비트코인 가격이 사상 최고 수준으로 치솟으면서 투자 열기가 높아지고 있다. 국내 코인 거래 규모는 주식시장을 넘볼 정도로 커졌다. '코인 열풍'이 과열 조짐을 보이자 과도한 투자에 대한 경고 목소리도 나온다.

17일 가상화폐 데이터 분석업체 '코인게코'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기준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 등 국내 5개 주요 거래소의 24시간 거래량은 약 10조5천46억원(78억8천638만 달러)으로 집계됐다. 가장 최근 거래일인 지난 15일 코스닥 거래대금 9조6천680억원을 뛰어넘고, 코스피 거래대금 13조2천360억원을 뒤쫓는 수준이다.

최근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하고, 코인 투자로 수익을 남겼다는 글이 온라인 등으로 퍼지면서 투자 심리가 높아진 상황으로 보인다. 코인 상승장에서 소외될 것을 걱정하는 '포모(FOMO) 증후군'마저 확산하는 분위기다.

가상자산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기준 비트코인은 1개당 약 8천663만원에 거래됐다. 1달 전(6천922만원)보다 약 2천만원 상승한 수준이다. 국내 거래소 업비트에서는 지난 14일 비트코인 가격이 1개당 1억500만원까지 올라 사상 최고점을 찍었다.

비트코인은 지난 1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비트코인 현물 ETF(상장지수펀드) 거래를 승인한 영향 등으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비트코인 현물 ETF 운용사들이 상품을 운영하기 위해 비트코인을 대거 사들인 게 가격 급등을 견인한 것이다.

내달 비트코인 반감기 도래와 올 하반기 기준금리 인하 등에 대한 기대감이 비트코인 강세를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가 사이에서는 코인과 같은 가상자산은 비교적 가격 변동성이 큰 만큼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는 경고가 나온다. 백연주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시가총액이 작고 단독 상장된 가상자산의 경우 가격변동이 심하며, 가격과 거래량이 비정상적으로 증가했다가 하락하는 현상이 자주 관찰된다"면서 "개별 가상자산에 대한 공시 등 정보 비대칭을 완화할 만한 도구가 필요해 보인다"고 했다.

지난달 17일부터 1달간 비트코인 가격 추이. 코인마켓캡 제공
지난달 17일부터 1달간 비트코인 가격 추이. 코인마켓캡 제공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