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서울의대 교수 "사직서, 오죽했으면…사태해결 촉구 의미"

대국민 사과문 발표…"전공의에게도 미안…4월 넘어가면 의료 무너진다"

방재승 서울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 연합뉴스
방재승 서울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 연합뉴스

방재승 전국 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장(서울대 의대 교수협의회 비대위원장)이 18일 교수들이 집단 사직 의사를 밝힌 것과 관련한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앞서 전국 의대 교수들은 정부의 '2천 명' 의대 증원에 반대하고자 오는 25일 집단으로 사직서를 낸다고 밝혔고, 방 위원장은 이에 대해 지난 16일 "환자를 버리는 것은 아니다"고 말해 여론의 거센 비난을 받았다.

방 위원장은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국민 여러분 정말 죄송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아픈 몸을 이끌고 혹은 아픈 가족을 동행해 겨우 진료를 받으러 오셨는데, 이번 사태로 인해 진료에 차질이 빚어짐은 물론 불안한 마음으로 사태의 향방을 지켜보게 만든 것을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간 의사들은 왜곡된 의료 환경에도 세계 제일이라 평가받는 한국 의료를 위해 의사들이 희생한 부분만 생각했지, 환자들이 왜곡된 의료 환경에서 겪는 고충에 대해 소통할 생각을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 없이는 의사도 없다는 걸 잊었다"며 "국민 여러분의 고충과 어떤 부분을 개선해야 할지를 듣고, 그간 미흡했던 소통을 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방 위원장은 전공의들에게도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과도한 노동에 시달리게 한 것은 저 역시 그러한 환경에서 배웠기에 이러한 상황에 대해 문제의식을 제대로 가지지 못했다"고 사과했다.

교수들이 사직 의사를 밝힌 데 대해선 "사표를 낸다는 의미 자체보다는 그전에 해법을 찾아달라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방 위원장은 "교수가 사직서를 내는 것은 교수가 할 수 있는 마지막 카드"라면서 "자기 인생의 모든 것을 걸어온 교수직을 던지는 것인데 오죽하면 그렇겠나. 이 사태가 4월로 넘어가면 의대생 유급, 전공의 행정처분 명령, 대형병원 줄도산 파산으로 이어지고 의료는 완전히 무너진다"고 우려했다.

이어 교수가 사직할 경우 면허 정지까지 할 수 있다는 정부의 방침에 대해선 "저도 정말 겁이 난다. 평생 뇌혈관 외과의를 했는데, 면허 정지가 되면 개원을 하더라도 분당 서울대병원같이 좋은 장비와 지원 없이 뇌혈관 수술은 할 수 없다"면서 "교수들이 쓸 수 있는 마지막 카드를 써서 진심을 보여준 것이다. 전공의들이 돌아와달라는 호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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