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을 22일 앞둔 국민의힘에서 벌어지는 자중지란이 점입가경이다. 지역 선거구 공천 과정에서 유지·취소를 거듭하며 '호떡 공천'이란 오명을 뒤집어쓰더니 비례대표 후보 공천을 두곤 '사천 논란'으로 반목을 거듭하고 있다.
19일 국민의힘 안팎은 전날 공개된 위성정당 국민의미래 비례대표 명단을 두고 하루 종일 내홍을 겪었다.
일부 의원들은 비례대표 후보 명단 당선권에 당직자나 호남 인사들은 배제되고 일부 납득할 수 없는 후보들이 배치됐다고 보고 이는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의 자기 사람 심기, 즉 사천(私薦)이라고 비판했다.
이철규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아쉬움이 크다", "당 지도부는 후보 등록일 전까지 바로잡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 의원은 이미 비례대표를 한 김예지 의원, 한지아 을지의과대학 부교수 등 비대위원 2명과 '생소한 이름의' 공직자 2명이 명단에 포함되고 당직자·호남 인사들이 배제된 것을 문제 삼았다.
그가 언급한 공직자 2명은 강세원 전 대통령실 행정관, 이시우 전 국무총리실 서기관이란 해석이 나왔다. 이 전 서기관은 이날 과거 논란 등으로 후보자 추천이 취소됐다.
권성동 의원 역시 이날 중앙선대위 발대식 및 공천자대회 참석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당헌·당규에 당선권의 4분의 1 이상을 (호남 출신에) 배치하게끔 돼 있다"며 "국민과 한 약속은 지키는 게 맞다고 본다"고 거들었다.
당 지도부, 즉 한동훈 위원장 측은 호남 인사 배제 등 문제에 대해 추가 논의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사천 논란에는 선을 그었다. 한동훈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사천 논란'을 두고 기자들에게 "(자신이) 원하는 사람, 추천하는 사람이 안 됐다고 해서 그걸 사천이라고 얘기하는 건 굉장히 이상한 프레임 씌우기에 불과한 것"이라고 일축했다.
호남 홀대론을 두고는 "비대위에 박은식·김경율·한지아 등 호남 출신들의 유능한 사람을 많이 기용했고 제가 보고받은 걸 보면 호남 출신 인사가 상당히 포함된 것으로 안다"고 반박했다.
장동혁 사무총장 역시 이날 "누군가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았다고 해서 결과적으로 이걸 한 위원장 사천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맞지 않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당내 갈등 상황을 두고 여권에서는 깊은 한숨이 나오고 있다. 당이 총선을 앞두고 하나로 뭉쳐 야권과 경쟁해도 부족할 판에 내부 갈등만 거듭하고 있어서다.
여권 관계자는 "가뜩이나 도태우·장예찬 공천 번복으로 호떡 공천이라는 비아냥을 듣고 있고 무소속 출마 반발까지 낳았다. 이젠 비례대표 명단을 두고 사천 공방까지 벌이며 반목하고 있다"며 "혼란 연속인 여권 분위기로 서울·수도권 등 당 열세 지역에서 제대로 싸워볼 수나 있을지 우려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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