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철규 이어 권성동 의원도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 직격탄

비례대표 공천 과정에서 호남 홀대 꼬집었지만, 황상무·이종섭 공세에 대한 견제구 성격 짙다는 분석 나와

8일 강원 원주시 인터불고 호텔에서 열린 2024 국민의힘 강원특별자치도당 신년인사회에서 한동훈 비대위원장(오른쪽)이 권성동 의원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8일 강원 원주시 인터불고 호텔에서 열린 2024 국민의힘 강원특별자치도당 신년인사회에서 한동훈 비대위원장(오른쪽)이 권성동 의원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정부 탄생에 일등공신 역할을 했던 인사들이 연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날카로운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국민의힘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 비례대표 국회의원 공천결과에 대한 아쉬움 토로지만 기실은 총선 주도권을 둘러싼 '살아 있는 권력'과 '미래 권력' 사이의 신경전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정치권에선 총선 승리라는 당면한 공동 목표가 있기 때문에 확전방지를 위해 현직 대통령의 입이 아닌 이른바 정권실세들의 말과 여당 대표의 발언이 충돌하는 양상이 전개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일찍부터 윤석열 대통령 만들기에 참여했던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19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헌·당규에 (취약지역 인사 25% 규모 추천이) 돼 있는데 이걸 반영 안 하면 어떻게 되는지 취재해 보면 답이 나온다"며 "국민과의 약속은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과 의중을 잘 알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이철규 의원 역시 전날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문재인 정권에 저항하며 당을 위해 헌신해 온 동지들이 소외된 데 대해 당 지도부는 후보 등록일 전까지 바로잡기를 바란다"며 촉구했었다.

직접적인 언급은 피했지만 비례대표 순번 상위권에 포함된 인사들 가운데 상당수가 이른바 한동훈 사람이 아니냐는 견제구를 날린 것이다.

이에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지역구 254명과 비례 명단 중에서 단 한 명이라도 제가 추천한 사람은 없다"며 "원하는 사람, 추천하는 사람이 안 됐다고 해서 그걸 사천이라고 얘기하는 건 굉장히 이상한 프레임 씌우기에 불과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같은 양측의 냉전기류 때문에 정치권에선 현직 대통령과 여당 대표 사이의 관계가 심상치 않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대통령의 의중을 잘 알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두 국회의원이 잇따라 같은 결의 발언을 내놓을 때는 반드시 이유가 있다"며 "확전방지를 위해 대통령의 메시지를 대신 전달하려는 의도로 읽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선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과 이종섭 호주 대사와 관련한 논란을 두고 여당에서 강력한 인책을 요구하자 대통령실에서 에둘러 불쾌감을 드러낸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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