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가재, 붕어, 개구리들의 표를 받아 용(龍)이 되려는 조국

조국혁신당이 4·10 총선 비례대표 후보 순번을 발표했다. 조 대표는 남성 후보 중 1순위에 올라 비례대표 전체 2번에 결정됐다. 여성에 배정되는 전체 1번엔 박은정 전 법무부 감찰담당관이 낙점됐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조국혁신당의 비례대표 정당 지지율은 20%를 훨씬 상회한다. 조국혁신당이 10석 이상을 확보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조국혁신당 후보자 20명 중 당선 가능성이 높은 10번 안쪽에 조 대표를 비롯해 황운하 의원, 박은정 전 담당관, 차규근 전 법무부 출입국관리본부장 등 검찰 개혁을 주장하는 인사들이 다수 포함됐다. 이들은 1, 2심에서 유죄 선고를 받았거나 재판 또는 수사 중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이쯤 되니 조국혁신당이 말하는 검찰 개혁이란 피의자들과 최종 유죄 선고가 확실시되는 사람들을 국회의원으로 만들어 검찰 수사를 물먹이겠다는 말처럼 들린다.

조국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조국은 피해자'라고 주장한다. 그를 동정할 수는 있지만 그가 억울한 피해자라고 말하면 안 된다. 조국은 짓지도 않은 죄를 덮어쓴 게 아니다. 많은 부모들이 자식의 대학입시를 위해 애를 쓰지만 조국 부부처럼 스펙과 표창장을 위조하지는 않는다. '조국처럼 털면 누구나 나온다'는 사람들도 있지만, 턴다고 조국처럼 뭉텅이 먼지가 나오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조국은 과거 '검찰 개혁'을 지상 과제라고 했다. 이제 총선을 통해 국회에 입성하면 "첫 번째 행동으로 한동훈 특검(특별검사)법을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국가가 해야 할 수많은 일, 정당의 수많은 과제가 그의 안중에는 없다. 제 자식을 의사로 만들기 위해 공정한 경쟁을 파괴한 것처럼 총선 출마 역시 개인적 복수를 위한 것임을 고백한 것이다. 사적 이익이나 복수 외에 다른 문제에는 관심이 없다는 말이다.

남의 자식한테는 '용이 될 필요 없다. 가재, 붕어, 개구리로 살라'고 하면서 제 자식은 용으로 만들려고 온갖 짓을 하더니, 이제 가재, 붕어, 개구리들의 어리석음을 이용해 스스로 용이 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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