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미분양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 서울은 올해 평균 분양가가 올랐음에도 미분양 물량이 감소한 반면 일부 지방 소도시는 분양가 하락에도 미분양 가구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격보다는 입지의 가치가 우위에 있는 모습이다.
20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17개 광역자치단체 중 지난 1월 3.3㎡(평)당 분양가가 지난해 평균보다 감소한 곳은 광주∙강원∙전남∙전북∙충남 등 총 5곳이다.
지난해 평균과 지난 1월 평당 분양가를 비교해보면 ▷광주 2천127만원 → 1천530만원 ▷강원 1천547만원 → 1천430만원 ▷전남 1천385만원 → 1천270만원 ▷전북 1천156만원 → 1천10만원 ▷충남 1천250만원 → 1천211만원으로 줄었다.
평균 분양가가 하락한 지방 지역 중 광주∙강원∙전남의 1월 미분양 물량은 지난해 월 평균보다 늘었다. 광주는 33.6% (571가구 → 860가구), 강원은 15.3% (3천384가구 → 3천996가구), 전남은 8.4% (3천322가구 → 3천625가구) 증가했다.
흥행 보증수표로 꼽히던 대형 건설사의 브랜드 단지도 미분양 물량 해소에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 지난 1월 분양을 진행한 전남 '더샵 광양 레이크센텀'은 706가구 모집에 206개의 청약 통장이 접수돼 평균 0.2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고, 강원 'e편한세상 원주 프리모원(2회차)'는 전타입 1순위에서 모두 미달됐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고금리와 물가 상승 등으로 인해 실수요와 투자 수요 모두 분양 시장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없는 상황"이라며 "수요자들이 입지를 더욱 꼼꼼히 따지게 되니 지방 소도시는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반면 서울의 평당 분양가는 지난해 평균 3천685만원에서 지난 1월 1억301만원으로 급증했다. 그러나 1월 미분양 물량은 997가구로 지난해 월 평균(1천106가구)보다 적다. 초고가 분양에도 수요자들의 관심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월 서초구 '메이플자이'와 광진구 '포제스한강'은 평균 청약 경쟁률 각442.32대 1, 6.09대 1을 기록한 바 있다. 두 단지의 분양가는 각 6천831만원, 1억3천770만원이다.
김은선 직방 빅데이터랩실 리드는 "미분양 물량이 적체돼 있어 가격 경쟁력이 더욱 중요한 시기이긴 하다"면서도 "같은 입지라면 분양가가 저렴한 곳에 관심이 크게 모이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지역 선호에 따라 수요가 지속적으로 유입될 만한 곳으로의 쏠림 현상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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