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심판" "해고" 독해진 이재명의 입…‘尹 탄핵’까지 시사

당정 관계 악화 겨냥 전략적 판단…야권 결집 조국혁신당 견제 의도도

20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서울시당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이재명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20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서울시당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이재명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정권 심판론'을 강조하면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까지 거론하는 등 발언 수위가 연일 높아지고 있다. 독해진 발언으로 강성 지지층 결집에 나선 모습이다.

이 대표는 20일 중앙당사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더불어민주연합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합동회의에서 "국민의 입과 귀를 틀어막고 민생 경제를 나락으로 빠뜨린 윤석열 정권이 이번 총선에서 입법권까지 국회까지 장악한다면 무슨 일이 벌어지겠나"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실이 핵심 피의자를 해외로 출국 도피시킨 것도 모자라서 허위사실로 범죄까지 저지르면서 국민을 기만하고 있다"며 "국민 무서운 줄 모르는 무도한 정권은 반드시 심판받는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최근 이종섭 주 호주대사 문제와 황상무 대통령비서실 시민사회수석 논란 등으로 윤 대통령 리스크가 부각되자 정권 심판론을 다시 꺼내든 모양새다. 공천이 끝나고 본격 선거대책위원회 체제 전환가과 맞물려 공세를 쏟아내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 대표의 강경 발언이 많아지는 것에 대해 최근 공천 문제로 당정관계가 악화된 것을 겨냥한 전략적 판단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정권 심판론을 연일 강조하면서 대통령실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높은 수도권 공략을 위한 포석이라는 주장이다.

이 대표는 지난 19일 춘천 지원유세에서도 "충직한 일꾼은커녕 주인을 물려고 대드는 일꾼, 머슴, 종 이제는 해고해야 한다"며 "서슬 퍼런 박근혜 정권도 쫓아냈다. 이제는 권력을 회수할 때"라고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 가능성을 시사했다.

지난 17일에도 서울·양평고속도로 특혜 의혹과 관련해 "국민이 맡긴 예산으로 사적 이익을 채웠기 때문에 이제 너희들은 해고"라고 압박했다.

정치권에서는 최근 민주당이 중도층 공략에 나서면서 반윤석열 프레임이 다소 옅어진 가운데, 조국혁신당이 반윤 기치를 내걸고 검찰개혁을 전면에 내세워 야권 지지층을 결집시키자 이를 견제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민주당 고전하고 있을 때는 말을 아꼈지만 이제는 공천도 마무리 됐고 조국혁신당에서 먼저 탄핵을 거론하며 전면에 나섰기 때문에 이재명 대표도 강하게 발언할 수 있다"며 "총선 이후 민주당이 승리할 경우 이 대표가 정권 심판에 앞장섰다는 선점 효과를 노리기 위한 것으로도 보인다. 탄핵 혹은 레임덕으로 몰아쳐서 정권 교체 계기를 만들어 대선까지 직진하기 위한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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