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시즌을 앞두고 역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최고액인 10년 총액 7억달러(약 9천380억원)의 조건으로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유니폼을 입은 오타니 쇼헤이(29)가 새 팀 데뷔전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오타니는 2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MLB 정규시즌 개막전 샌디에이고전에 2번 지명 타자로 선발 출전, 5타수 2안타를 치고 타점 1개와 도루 1개를 곁들였다.
오타니의 활약 덕에 다저스는 샌디에이고에 5-2로 역전승하고 개막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17∼18일 키움 히어로즈, 한국 야구대표팀과의 평가전에서 5타수 무안타 삼진 2개에 그쳤던 오타니는 본 경기 시작과 함께 안타를 터뜨려 스타 체질을 유감없이 자랑했다.
1회 다저스 선두타자 무키 베츠가 샌디에이고 선발 다루빗슈 유로부터 볼넷을 골라낸 덕분에 오타니는 무사 1루에서 타석에 섰다.
일본 야구대표팀 대선배 다루빗슈와 MLB에서는 처음 대결한 오타니는 볼카운트 2볼-1스트라이크로 유리한 상황에서 다루빗슈의 바깥쪽 스플리터를 툭 건드렸다.
타구는 공교롭게도 올 시즌 샌디에이고 주전 유격수로 자리를 옮긴 김하성 쪽으로 굴러갔다.
김하성은 잽싸게 오타니의 타구를 글러브에 가둔 뒤 2루로 향하던 선행 주자 베츠를 잡았다.
오타니는 전력으로 질주해 1루에서 세이프 판정을 받아 병살타는 모면했다.
후속 타자인 프레디 프리먼이 삼진, 윌 스미스가 좌익수 뜬공으로 아웃돼 오타니는 '다저스 이적 후 첫 득점'을 다음 기회로 미뤘다.
오타니의 다저스 첫 안타는 3회 두 번째 타석에서 나왔다.
이번에도 다루빗슈와 상대한 오타니는 볼 카운트 2볼-2스트라이크에서 바깥쪽 높은 코스에 밀려 들어온 싱커를 놓치지 않고 힘껏 당겨쳤다.
총알 같은 타구는 샌디에이고 우익수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 쪽으로 향했다. 타구 속도는 시속 112.3마일(약 181㎞)로, 발사각이 높았다면 장타가 될 법했다.
오타니의 다저스 공식 경기 첫 안타이자 한국에서 친 첫 안타가 나온 순간, 아내 다나카 마미코와 오타니의 어머니가 관중석에서 서로 손뼉을 마주치며 기뻐하는 모습이 중계 카메라에 잡히기도 했다.
오타니는 더그아웃의 동료를 향해 지휘자처럼 손을 휘두르는 세리머니를 펼쳤다.
오타니는 곧바로 2루 도루에 성공했고, 흔들린 다루빗슈는 프리먼과 스미스에게 연달아 볼넷을 내줘 만루 위기를 초래했다.
그러나 맥스 먼시가 삼진을 당해 오타니는 또 득점 없이 더그아웃으로 돌아갔다.
오타니는 5회와 7회 타석은 모두 내아 땅볼로 아웃됐다.
5회에는 무사 1루에서 앞선 1회 타석과 마찬가지로 내야 땅볼을 쳐 선행 주자가 잡혔고, 7회에는 투수 쪽으로 빗맞은 타구가 굴러갔다.
그리고 다저스가 4-2로 경기를 뒤집은 8회, 마지막 타석에서 멀티히트(한 경기 2안타 이상)를 완성했다.
1사 1, 2루에서 샌디에이고 왼손 불펜 투수 에이드리언 모레혼과 상대한 오타니는 몸쪽 깊숙한 공을 힘으로 끄집어내 좌익수 앞으로 타구를 보냈다.
2루에 있던 개빈 럭스가 홈을 밟아, 오타니의 다저스 1호 타점이 탄생했다.
이후 오타니는 1루에 있다가 후속 타자 프리먼의 우익수 쪽 큼지막한 타구에 2루를 밟고 지나친 뒤 타구가 잡히자 황급하게 1루로 돌아가는 과정에서 2루를 다시 밟지 않아 '누의 공과'로 주루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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