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의대 "카데바 부족" 우려에…"시신 기증" 약속한 도지사

치과의사 출신 김영환 도지사 "충북 의대에 시신 기증"

김영환 충북도지사 페이스북
김영환 충북도지사 페이스북

김영환 충북도지사가 21일 사망 후 본인의 시신을 충북지역 의과대학에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충청권에 전국 최대 의대 정원 증원을 결정했고, 의대생 실습에 필요한 해부용 시신이 부족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자 해법을 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도지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세상을 뜨면 시신을 충북 의과대학에 기부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충북이 전국 최대의 의대 정원 증가를 달성한 데 대한 환영의 뜻을 밝히며 "출산 증가율 1등에 이어 의대생 증가율 1등을 이룩하게 돼 164만 도민과 함께 크게 기뻐하고 환영한다"고 말했다.

전날인 20일 정부는 충북대 의대 정원을 기존 49명에서 4배 이상 증가한 200명으로 결정해 전국 의대 중 증원 규모가 가장 큰 것으로 집계됐다.

건국대 글로컬 캠퍼스도 40명에서 100명으로 확대됐다.

김 도지사는 필수의료, 응급 의료가 부재해 '치료가능 사망율 1위'라는 충북이라는 멍에를 벗고 대한민국 의료개혁의 중심으로 우뚝서고자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도지사는 "우선 이번 증원된 의대생들이 본격적인 의학교육을 받기 시작하는 본과 2학년까지 3년의 시간이 남아있다"며 "예과 2년 동안은 인문학과 교양과목 수학과 기초과학 등 기초 과학 교육을 받는 시간으로, 기초과학 교육을 위한 시설과 인력을 보완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해부학 교실의 시신을 충북에선 기증받는 운동을 전개해 대학에 제공할 것을 제안했다.

이어 "이번 의대 정원 확대에 따른 혼란이나 의학 교육의 부실을 우려하는 목소리는 의료개혁에 대한 지나친 걱정이며,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며 충북도가 AI를 통한 희귀병 치료와 신약 관련 의료 사업을 위해 카이스트, 충북대, 건국대의 임상 의과학자들이 힘을 합칠 기회라고 기대했다.

또한 "그동안 매년 수백 명의 우수 인재가 충북을 빠져나갔다"면서 "이제 전국 이공계 과학도가 충북으로 유학을 올 수도 있을 것이며, 이보다 더 실효성이 있는 지방분권 정책이 여태껏 있어 본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김 도지사는 의대정원 확대에 맞춰 충북대와 건국대 병원을 소위 '빅5' 병원을 능가하는 세계적인 병원으로 육성하기 위해 모든 행·재정적 역량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김 도지사는 연세대 치대 출신으로 8년여 동안 치과의사로 활동했다. 이어 정계에 입문해 4선 국회의원을 거쳐 충북지사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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