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수사 외압 의혹을 수사하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가 "이종섭 주호주대사 소환조사는 당분간 어렵다"고 밝혔다. 이 대사 역시 "자진 출석은 하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공수처는 22일 오후 "해당 사건의 압수물 등에 대한 디지털포렌식 및 자료 분석 작업이 종료되지 않은 점, 참고인 등에 대한 조사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할 때 (이 대사) 소환조사는 당분간 어렵다는 입장"이라고 공지했다.
그러면서 "수사팀은 주어진 여건 속에서 최대한 수사에 전력을 기울인 뒤 수사 진행 정도 등에 대한 검토 및 평가, 변호인과의 협의 절차를 거쳐 소환조사 일시를 통보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사는 지난 21일 오전, 정부 회의 참석을 위해 일시 귀국하면서 "체류하는 동안 공수처와 일정이 조율이 잘 돼서 조사받을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고 밝혔다. 같은 날 오후에는 소환을 촉구하는 내용의 변호인 의견서를 공수처에 제출했다.
이에 공수처는 "수사팀에서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검토한 지 하루 만에 조사가 어렵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공수처는 지난해 9월 고발장을 접수한 뒤, 6개월간 이 대사 등 핵심 피의자를 소환하지 못했다. 고발장 접수 4달 만인 지난 1월 처음으로 해병대 사령부와 국방부 조사본부 등을 압수 수색했지만, 최근까지 압수물 분석을 마치지 못한 상태라고 전해진다. 공수처가 이 대사를 소환할 정도로 수사를 진행하지 못했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 중 하나다.
이 대사는 자진 출석 계획은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연합뉴스 TV에 따르면, 이 대사는 "공수처의 소환이 없는 상황에서 자진 출석 계획은 없다"며 "방산 협력 공관장 회의와 한-호주 2+2 회담 준비 이후까지도 조사에 응할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이 대사와 관련 "공수처는 이종섭 대사를 즉시 소환해 조사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정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공보단장은 이날 논평에서 "이종섭 대사에 대한 더불어민주당의 볼썽사나운 정치공세와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의 아마추어 같은 행태가 참으로 가관"이라고 일갈했다.
이 대사는 다음 달 중순까진 국내에 체류하며 공수처의 소환을 기다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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