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의사가 간첩보다 나쁘다?…간첩신고 20억 VS 리베이트 30억

간첩, 이적 사범 신고·체포하면 상금 최고 20억
의사단체 "복지부 공무원 뇌물 신고 보상금 최대 10억" 발표

국가정보원 간첩신고 홍보물
국가정보원 간첩신고 홍보물
서울의대 교수들이 지난 18일 서울대학교병원 어린이병원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의대 교수들이 지난 18일 서울대학교병원 어린이병원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지난 21일 의사 불법 리베이트 등을 신고할 경우 최고 30억원을 보상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의료계가 "간첩 신고 포상금보다 높은 금액"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전날 보건복지부는 오는 5월 20일까지 2개월 동안 '의약품·의료기기 불법 리베이트 집중 신고 기간'을 운영한다고 전날 밝혔다.

의대 정원 확대에 반대하는 의사들이 관련 집회에 제약사 영업사원을 소집하는 등 갑질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이를 방지하겠다는 목적이다.

부당이익이 환수되는 등 공익에 기여한 경우 최대 30억 원의 보상금 또는 최대 5억 원의 포상금이 지급된다.

정부는 신고가 접수되면 사실 확인 후 경찰청 등 조사·수사기관에 의뢰해 사건을 처리하기로 했다.

복지부는 불법 리베이트 특성상 내부신고가 많을 것으로 보고 신고 단계에서부터 철저한 비밀 보호와 신변 보호 등으로 신고자가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보호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국가정보원에 따르면 간첩·이적 사범을 신고하거나 체포한 국가보안유공자에게 지급하는 상금은 최고 20억원이다.

정부는 지난 2016년 12월 이런 내용을 담은 '국가보안유공자 상금 지급 등에 관한 규정' 개정안을 공포했다.

당시 정부는 "정부가 시행하고 있는 다른 포상금 제도와의 균형을 맞춰 국민들의 안보 관심과 신고 의욕을 높이기 위한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대구 한 개원의는 "정부가 의사를 간첩보다 더 나쁘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냐"면서 "의사를 악마화하고 있다는 의사들의 주장이 틀린 게 아니라는 증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정부의 불법 리베이트 집중 신고 기간 운영에 맞서 22일 한 의사단체는 "공무원 비리를 제보할 경우 보상금 최고 10억원을 지급하겠다"며 맞불을 놨다.

임현택 미래를 생각하는 의사모임(미생의)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2012년 당시 복지부 한 국장이 연구중심병원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모 병원에 정부 계획과 법안 통과 여부, 예산, 선정 병원 수 등의 정보를 제공하고, 병원으로부터 법인카드 8개를 받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유흥업소와 스포츠클럽, 마사지업소, 국내외 호텔 등에서 (카드를) 사용한 뒤 약 3억5천만원을 병원이 결제하게 한 혐의로 기소됐었다"며 "해당 국장은 징역 8년에 벌금 4억원, 3억5천여만원의 추징금을 선고받았다"고 부연했다.

이어 "복지부는 의사들의 리베이트를 운운하면서 처벌을 말하고 있다"면서 "이에 뇌물 등 불법적인 경제적인 이익을 취한 복지부 공무원들에 대해 제보한다면 사안에 따라 최고 10억원의 포상금을 지급하겠다. 많은 제보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신고 기간은 오는 25일부터 5월 24일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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