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함께 꿈꾸는 시] 김윤현 '봄봄봄'

1984년 '분단시대'로 작품 활동

김윤현 시인의
김윤현 시인의 '봄봄봄' 관련 이미지

〈봄봄봄〉

지난해에 보내주어 다시금 돌아왔네

보내주지 않았다면 금년 봄은 없었으리

명후년 봄을 위하여 금년 봄도 보내리라

꽃 필 때 보냈더니 꽃을 품고 돌아왔네

꽃 좋다고 보내지 않았다면 못 볼 꽃봄

명후년 꽃봄을 위하여 봄꽃도 보내리라

김윤현 시인
김윤현 시인

<시작 노트>

받고 주기보다 주고받는 것이 더 아름답겠다. 주었다고 꼭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그것이 자연스레 이루어진다면 꽃처럼 아름다울 것 같다. 그것도 가장 좋은 것을 가장 좋을 때 보낼 수 있다면 금상첨화가 아니겠는가. 겨울 추위를 견디고 돌아온 봄을 봄에 보내주어서 온전한 봄이 돌아오는 것은 자연의 이치다. 그것도 꽃 피는 봄을 보내주었으니 꽃봄으로 다시 돌아오는 것이리라. 절정일 때 절정을 내려놓는 삶이란 꽃일 수밖에 없으리라. 봄일 때 봄을 보내주고 꽃 피었을 때 꽃을 보내주는 꿈을 이 봄에 꾸어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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