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집단행동 비동의 의대생 "비민주적·폭력적인 설득과 폭력적인 감시 및 협박 있어"

다생의, 연일 SNS 통해 입장 전달해
24일 "동참하지 않을 경우 모든 책임 본인에게 지라고 해"
"이탈자에엔 대면 사과 시키고 학업에 불이익 주겠다고 협박"

대구 시내의 한 의과대학교 강의실에 적막감이 감돌고 있다. 매일신문 DB.
대구 시내의 한 의과대학교 강의실에 적막감이 감돌고 있다. 매일신문 DB.

의대 입학정원 증원에 반대하는 집단행동에 참여하지 않는 의대생들이 의료계 내부의 부조리함을 연일 폭로하고 있다. 이번에는 "휴학 과정이 비민주적이고 폭력적이었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지난 24일 다른 생각을 가진 의대생·전공의(이하 다생의)'의 SNS 계정에는 본인을 수도권 의과대학에 다니고 있는 예과 학생이라고 밝힌 작성자 A씨의 글이 올라왔다.

본인 역시 휴학계를 내고 학교에 나가지 않고 있다고 밝힌 A 씨는 "휴학계를 내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분위기 속에서 대부분의 동기들이 동맹휴학에 참여했고, 동참하지 않을 경우 모든 책임을 본인이 지겠다는 서약서를 동시에 내야 했다. 그러나 이 과정은 비민주적이었고 어떠한 지점에서는 폭력적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일부 선배들의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그는 "휴학계를 제출하지 않은 예과생들에게, 본과 선배들이 전화를 걸어서 휴학에 참여하라고 설득을 하는 과정이 있었다. 좋은 말로 설득이지, 의과댁학은 위계가 강한 곳이다"며 "이를 존중하는 행동이라고 보긴 어렵다. 선배들도 이 사실을 모르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이탈하는 학생에게는 학년별로 돌면서 대면 사과를 시키고 학업에 불이익을 주겠다고 엄포를 놓았다"며 "한 다리 건너면 다 알 정도로 '내부 결속'이 끈끈한 의사사회에서 이런 조치는 해당 학생에게 사회적 매장을 시키겠다는 위협이나 다름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A씨는 현 상황에 대해서도 진단했다. 그는 "의대생과 의사 사회 내부에서는 다양한 의견이 존중받고, 서로 토론할 수 있고, 주류와 다른 의견을 낸다고 해서 불이익을 받지 않는 민주적인 문화가 절실하게 필요하다"며 "목소리가 큰 몇몇 학생들에 의해서 휴학에 회의적이거나 소극적인 목소리가 묻히고 배제되는 의과대학 내부의 상황은, 의협과 정부 간의 강대강 대치가 이어지면서 건설적인 논의가 이루어지지 못하는 현재의 한국 사회의 모습과 닮아 있다"고 꼬집었다.

마지막으로 "의료는 윤 대통령이나 의사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충분히 목소리를 내지 못해 온 환자, 시민, 보건의료노동자, 그리고 다른 생각을 가진 의대생들과 전공의들도 평등하게 참여할 수 있는 건강한 공론장이 만들어져야 한다"며 "의과대학 내부에서도 다양한 의견이 충분히 존중받을 수 있는 조직 문화가 확립되고, 동료 학생들을 감시하고 위협하는 행위는 멈추어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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