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전국 첫 기회발전특구 신청 대구, 비장한 각오 필요하다

대구시가 전국 1호 '기회발전특구' 지정 신청에 나섰다. 신청 구역은 ▷비수도권 최대 소프트웨어(SW) 산업 집적지 '수성알파시티' ▷모빌리티 등 첨단 제조업 중심지 '대구국가산업단지' ▷도심복합 산업단지로 조성 중인 '금호워터폴리스'다. 수성알파시티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를 비롯한 디지털 혁신거점으로, 국가산단은 미래모빌리티의 핵심인 모터 소재·부품·장비와 2차전지 중심지로 키운다. 금호워터폴리스는 서남부권 제조산업단지와 동부 ICT(정보통신) 집적단지의 연결 거점으로 만든다.

'기회발전특구'는 윤석열 정부 지역균형발전의 핵심으로, '공간적 정의(正義)'가 철학적 배경이다. 인구·생산·교육 모든 분야의 수도권 독식을 '불의'(不義)로 규정하고 이를 바로잡겠다는 강력한 의지다. 기존 특구가 전국에 750여 곳 있지만 기회발전특구는 전혀 다르다. 철저히 상향식으로 이뤄지며, 중앙정부는 ▷세제 ▷교육 ▷규제 분야의 전폭 지원을 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0일 '제51회 상공의 날 기념식'에서 "세제 규제 특례를 포함해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기회발전특구 지정도 즉시 착수하겠다"고 했다. 지난달 27일 기획재정부는 세법 시행령 개정안도 발표했다. 가업 상속을 받은 기업의 본점 또는 주사무소만 기회발전특구로 이전해도 상속세 공제를 받도록 했다. 사업장 전부 이전이라는 요건을 한층 완화한 것이다.

윤 정부의 기회발전특구는 수도권 집중 해소와 국토균형발전을 통해 새 지방시대를 여는 마지막 기회다. 이마저 실패하면 중앙정부를 비난할 명분조차 잃고, 결국 돌이킬 수 없는 지방 소멸로 접어들게 된다. 세제 지원과 규제 철폐라는 좋은 밭에 어떤 작물을 심어 생산성을 극대화할지는 지자체에 달려 있다. 첫 지정 신청의 의미를 살려 반드시 성공시키겠다는 대구시의 비장한 각오가 있어야 한다. 정치 역량과 행정 경험을 두루 갖춘 홍준표 시장이 어떤 설계도를 갖고 특구를 성공시킬지 기대가 크다. 사람들이 떠나는 대구가 아니라 꿈을 안고 돌아오는 대구를 그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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