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6일 박근혜 전 대통령과 회동하고 총선과 최근 현안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4·10 총선 선거전 국면을 앞두고 성사된 이번 회동은 최근 주춤하고 있는 국민의힘 지지율 반등과 함께 텃밭 대구 경북 선거구에 출마한 무소속 '친박' 정치인들의 약진을 견제하는 의미가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또한 국정농단 수사 당시 검사와 피의자로 엮였던 과거 인연을 전환하는 계기도 될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통령은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의 서해수호 기념식 당시 만남을 거론하며 당정 간 단합을 강조하기도 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오전 10시 55분쯤 대구 달성군 유가읍 쌍계리에 위치한 박 전 대통령 사저에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대구 달서구을), 윤 원내대표의 비서실장인 김형동 의원(경북 안동예천) 등과 함께 차를 타고 도착했다. 이들을 사저 정문에서 대구 달서구갑에 출마한 유영하 변호사가 맞이했다.
회동 직후 한 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박 전 대통령이) 따뜻한 말씀을 해주셨고, 저는 대단히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렸다"며 "국정 전반과 현안, 살아오신 이야기 등 좋은 말씀을 들었다"고 했다.
유영하 변호사는 회동에서 "박 전 대통령이 지난 서해수호 기념식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한 위원장이 만난 것을 언론을 통해 봤다"며 "(박 전 대통령이 한 위원장에게) 경제도 어렵고 나라가 많이 어려운데 이런 때일수록 위기에서 뜻을 모아 단합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박 전 대통령이 "전국 유세를 다니는 한 위원장이 건강을 잘 챙기고, 선거에서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한동훈-박근혜, 만남 두고 여러 해석
한 위원장은 지난 21일 대구 방문 때 일정이 맞지 않아 박 전 대통령을 뵙지 못해 이날 예방이 성사됐다고 했으나, 국민의힘이 총선 선거전을 앞두고 다소 고전하는 상황에 회동으로 여러 해석이 나온다.
회동 이후 국민의힘 텃밭 대구과 경북에서 무소속 및 야권 '친박' 정치인들을 견제하는 효과가 있을지 주목된다. 도태우(무소속)·김기웅(국민의힘)의 대구 중구남구, 조지연(국민의힘)·최경환(무소속)의 경산, 조원진(우리공화당)의 달서구병 등이 대표적이다. 중구남구는 김 후보가 도 후보와 치열한 경쟁을, 경산은 조 후보가 최 후보를 추격하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 박 전 대통령의 "뜻을 모아 단합해야 한다"는 요청은 총선을 위해 당정뿐만 아니라 보수 진영에 힘을 합칠 것을 주문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 위원장 방문에 대한 박 전 대통령 화답 여부도 주목된다. 최측근인 유 변호사가 대구 달서구갑에서 후보로 뛰고 있는 만큼, 다른 경합 선거구을 포함해 지지 방문이나 현장 유세 등 박 전 대통령의 선거 지원 가능성도 거론된다.
한 위원장 입장에서는 2016년 국정농단 국면에서 파견 검사로 직접 수사했던 당사자였다는 점에서, 보수 진영을 대표하는 정치인으로 입지를 굳히기 위해서는 박 전 대통령과 관계 정립도 긴요한 상황이다.
전날 한 위원장은 이날 만남에 대해 "박 전 대통령은 사면을 받았다"며 "박 전 대통령이 이재명 대표나 조국 대표처럼 권력 장악하겠다고 하고 있나. 그런 취지가 전혀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정치인으로서 전직 대통령을 찾아가는 게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자신의 신분이 정치인으로 정의하는 한편, 이날 만남도 정치인 간 만남이므로 필요에 따라 충분히 성사될 수 있는 것으로 본 것이다.
이날 예방과 관련해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한 위원장이 보수진영 대표 정치인으로 활약하기 위해선 박 전 대통령 과거 인연을 잘 매듭지을 필요가 있다"며 "한 위원장의 건강과 총선 승리를 기원하는 언급 등으로 볼 때 구연(舊緣)의 응어리는 어느 정도 정리된 것으로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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