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인구감소 지역' 영덕에 뿌리내린 17명의 청년 이야기…'물빛뿌리' 무료 출간

영덕에서 새로운 삶을 일군 청년들, 인구소멸 위기 겪는 지역에 희망의 메시지 던져

책
책 '물빛뿌리'에는 영덕에 둥지를 튼 청년 17명의 진솔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영덕군 제공

#1 경북 영덕에서 터를 잡고 3년 째 살고있는 27세 한지석 씨는 낮에는 농사꾼으로, 밤에는 자신이 지은 농산물로 술을 빚는 생활을 하고 있다. 정식 창업은 안 했지만 다양한 전통주를 맛깔나게 만드는 젊은이로 제법 입소문이 나있다.

#2 오성규 씨는 영덕의 푸른바다를 끼고 도는 길 '블루로드'를 걷다가 그 매력에 흠뻑 빠져 영덕에 정착했다. 먹고 마시는 공간이 부족한 이 아름다운 길을 본인이 살려보겠다는 의지 하나로 '빵집'을 열었다. 관광객들에게 블루로드를 걷는 즐거움을 하나 더 추가해 준 오 씨는 요즘 새로운 레시피 개발에 하루가 짧다.

(재)영덕문화관광재단(이사장 김광열 영덕군수)이 최근 영덕 이주 청년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 '물빛뿌리'를 출간했다.

바다의 물빛이 보는 사람마다 달라지듯, 17명의 다채로운 개성을 가진 젊은이들이 영덕 바다를 뿌리 삼아 어떤 삶을 살고 있고 또 어떤 꿈을 꾸고 있는지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를 실었다.

동생과 함께 카페를 꾸리고 있는 김준수 씨는 '진심'을 장착하고서 지역과 소통하고 있고, 이광역 씨는 다양한 사회문제를 예술로 풀어내기 위한 기획을 폭포수처럼 쏟아내고 있다.

영덕레코드 주인 이의연 씨는 영덕에 2년 살다가 아이가 생겨 정착했다. 최형석 씨는 영덕이 1년 내내 먹고 살 수 있는 축제를 만들겠다며 의욕을 불태우고 있고, 스스로를 청년농부라 칭하는 이수현 씨는 바다와 인심을 믿고 영덕에 뿌리를 내렸다.

농부, 자영업, 문화기획자, 디자이너, 밴드마스터, 예비창업자 등 서로 다른 직업과 지역에서 각자의 삶을 살았던 17명의 청년들은 이제 영덕이라는 나무 아래 모여 자신의 미래를 그리고 있다.

인구소멸 위기에 놓인 영덕에서 이들이 본 희망은 뭘까.

디자이너 강리안 씨는 "영덕의 바다와 먹거리, 사람을 귀하게 여기는 인심이 우리를 자연스럽게 스며들게 했다. 특히 고개만 들면 아름다운 풍광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이곳만의 여유가 젊은이들의 발을 묶어둔 것 같다"고 했다.

책은 영덕에 정착한 청년뿐 아니라, 영덕 이주를 고민하거나 이주 예정인 청년들의 진솔한 이야기도 담고 있다. 이주 예정 청년들의 고민, 미래 설계, 아이디어 넘치는 업을 내세워 정착한 사례 등은 인구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에 희망의 메시지를 던져준다.

여기에 더해 제목부터 인터뷰, 구성, 편집, 디자인 등 모든 책 제작 과정을 청년들이 직접 이끌었다.

영덕 청년밴드 '7번국도'의 노래를 BGM(배경음악)으로 편집해 만든 17인의 인터뷰 스케치 영상은 영덕문화관광재단 유튜브에서 만날 수 있다.

재단 관계자는 "그간 영덕은 초고령사회, 인구소멸도시라는 별칭이 따라다녔는데 이제는 많은 청년들이 영덕 정착을 실행했거나 고민하고 있다. 책은 이런 영덕의 변화와 더불어 청년들이 가족을 구성하고 새로운 꿈을 실현해가는 과정을 소개한다"며 "더 많은 청년들이 영덕을 찾아 새로운 삶을 개척하는데 이 책이 도움 됐으면 한다"고 했다.

물빛뿌리는 비매품으로, 영덕문화관광재단 관광마케팅팀에 문의하거나 영덕문화관광재단 홈페이지 발간자료방에서 무료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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