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공사비 계속 오르는데…한양아파트 재건축 ‘분담금 0원’ 가능한 이유

용적률 600%로 확대...지하 5층~지상 53층 주상복합 조성 예정

디에이치 여의도 퍼스트 조감도. 현대건설 제공
디에이치 여의도 퍼스트 조감도. 현대건설 제공

현대건설이 여의도 한양아파트 재건축 사업을 따내면서 내걸었던 '분담금 0원'에 대해 업계는 용적률 상향과 상가 분양 성적 등에 따라 불가능한 제안은 아니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지난 23일 여의도의 첫 재건축 프로젝트인 한양아파트 재건축 사업의 시공사로 현대건설이 선정됐다. 현대건설이 여의도 한양 재건축 사업에 책정한 공사비는 3.3㎡(평)당 824만원으로 총 7천740억원이다. 경쟁사보다 높은 공사비로도 사업을 따낼 수 있었던 이유는 기존 소유주가 새 아파트로 이사할 경우 분담금 없이 입주 가능한 조건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최근 공사비 폭등으로 재건축 조합과 건설사간 추가 분담금 갈등이 나오고 있지만 한양아파트의 경우 '분담금 0원 조건'은 실현 가능할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이유는 한양아파트 재건축 사업이 제3종일반거주지역에서 일반상업지역으로 용도 지역이 상향되면서 용적률이 300%에서 600%로 두 배 확대된 점이다.

현대건설은 기존 12층, 588가구인 한양아파트를 재건축을 통해 지하 5층~지상 53층, 아파트 956가구와 오피스텔 104실 및 부대복리시설을 갖춘 초고층 주상복합으로 설계해 조합원 외 일반 분양 물량을 충분히 확보했다.

한 건설사 홍보팀장은 "주상복합에는 아파트 외 오피스텔과 상가가 들어올 수 있기 때문에 강남 3구의 일반 아파트와는 비교가 불가할 정도로 사업 수익성이 높다"고 전했다.

실제 956가구 중 공공임대주택 148가구를 제외하고 기존 거주하고 있는 588가구가 모두 입주한다고 가정하더라도 최종적으로 아파트 220가구와 오피스텔 104실이 일반분양된다.

여의도에서 가장 최근 분양된 브라이튼 여의도는 현재 기존 임차인을 대상으로 오는 5월까지 임대 후 양도 전환 접수를 받고 있는데, 가격(분양가)은 전용 3.3㎡당 약 8천950만원이다. 현재 한양아파트 재건축 사업은 가구 규모별 물량이 구분되지 않았지만 기존 최소 타입인 전용 105㎡를 기준으로 브라이튼 여의도 시세를 대입해 계산해보면 분양가는 약 28억4천만원 수준이다. 최소 면적으로 분양 하더라도 일반분양될 아파트 220가구로 6천265억원의 분양 수익이 나온다. 여기에 더해 오피스텔 104실에서도 주변 시세(약 7억원)로 분양하면 728억원을 받아낼 수 있어 총 6천993억원이 최소 분양 수익이된다. 주상복합의 상가 분양까지 더하면 총 공사비 7천740억원에 충분히 가까워진다.

한 부동산 개발업계 관계자는 "비교 대상인 브라이튼 여의도가 주변 시세 대비 분양가가 저렴한 것을 감안하면 분양가는 한양아파트가 더 높을 것"이라며 "중대형 평수로 분양에 성공하면 공사비를 채우고도 남아 분담금 0원은 물론 환급도 가능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분양가가 높고 분양 경쟁이 치열한 곳에서는 조합원이 추가 분담금 없이 환급을 받는 사례가 종종 있다.

신반포한신1차(아크로리버파크)의 조합원은 5억원 이상을 환급 받았다고 알려졌다. 기존 59㎡ 소유자가 84㎡를 선택할 경우다. 84㎡에서 112㎡로 이주한 조합원은 2억8천300만원을 돌려받았다.

신반포3차∙경남아파트(래미안원베일리) 조합도 오는 7월 조합 해산을 알리며, 가구당 최대 2천400만원의 환급금을 예고했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착공하기 전 물가 변동을 고려해 제안과 다른 계약이 이뤄질 가능성은 있지만 기업의 규모를 봐서 제안이 충분히 실현 가능할 것으로 본다"라며 "여의도 1호 재건축 사업이라는 상징성이 크기 때문에 만에 하나 수익이 예상보다 적더라도 시공사가 부담을 떠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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