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정부, LH 혁신 칼 뽑았다…업체 선정·계약업무 조달청으로 이관

작년 발표한 'LH 혁신방안' 일환…4월부터 LH 공공주택 업체선정·계약업무 조달청이 수행
LH·조달청 전관업체 배제…권한 조정으로 이권개입 소지 전면 차단

정부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 혁신의 칼을 뽑았다. 다음 달부터 LH의 공공주택 설계·시공업체 선정 권한을 없앤다. 전관을 통한 입찰비리 차단 취지다.

28일 국토교통부는 "공공사업의 이권 카르텔을 해소하고 공공주택 품질과 안전을 높이고자 4월 1일부터 LH 공공주택에 대한 설계·시공·감리업체의 선정과 계약 업무를 조달청으로 이관한다"고 밝혔다. 조달청은 원활한 업무 이관 및 차질 없는 공공주택 공급을 위해 26일 공공주택계약팀을 신설하는 등 이관 준비를 모두 마쳤다.

조달청 공공주택계약팀은 공공주택 심사 기준 제·개정, 평가위원회 구성·운영, 업체평가 및 낙찰자 선정 등 업무를 전담한다. LH는 계약 체결 이후 사업관리 업무를 담당한다.

이는 지난해 공공주택 철근누락 사고로 윤석열 대통령이 '카르텔 혁파'를 주문하면서 나온 'LH 혁신방안'의 일환이다. LH의 과도한 권한을 조정해 이권개입 소지를 전면 차단하는 것이 목적이다.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 먼저 LH와 조달청의 전관업체는 공공주택 사업에서 배제된다. LH 2급 이상 퇴직자(퇴직 3년 이내)나 조달청 4급 이상 퇴직자가 재직 중인 업체는 사업수주에 응모할 수 없다. LH 3급 및 조달청 5급 퇴직자가 참여기술자로 배치된 경우도 일부 감점한다.

부실업체의 사업 수주도 방지한다. 지난해 철근누락 사고 등 재발 방지를 위한 조치로, 최근 6개월 내에 기둥 등 주요 구조부 부실과 같은 안전과 직결되는 항목을 위반해 벌점을 받은 업체는 사업 수주가 어려운 수준의 감점이 주어진다.

또 입찰참가자격사전심사(PQ)에서 '신기술 활용실적' 항목의 인정범위도 LH 선정 기술로 국한하지 않고 모든 신기술로 확대한다. 여기에 배치기술자의 '현장대리인 경력' 산정 시 LH 소속으로 감독에 참여한 경력을 제외한다. 설계공모 시 LH가 단독으로 검토하던 법규·지침 위반사항도 앞으로 LH의 의견제시, 조달청의 전문가 검토, 심사위원회 의결 등 3단계 검증체계로 강화된다.

시공품질 하락을 막으려고 조달청에 비해 강화 운영했던 'LH 공사품질관리' 심사 기준은 기존과 같게 유지하되, 보다 객관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명확한 품질통지서 발급 기준 마련 및 외부 위원 참여 등 보완책도 마련했다.

업체별 연간 수주 건수를 제한하던 '수주쿼터제'가 폐지된다. 참여제한을 완화하고 우수 사업자의 참여를 유도한다는 조치다. 그동안 사업 지연 방지를 위해 설계 공모 참가 신청 후 작품 미제출 업체에 대해 6개월간 응모 자체를 제한하였던 것을 감점대상으로 변경한다.

진현환 국토부 1차관은 "이번 이관은 LH 혁신의 시작이며 앞으로도 혁신 과제를 차질 없이 추진해 나감으로써 LH가 국민 눈높이에 맞는 공기업으로 재도약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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