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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앤에프, 전기차 '캐즘'에도 사업다각화·기술개발 박차

성서 4차산업단지 내 위치한 엘앤에프 생산 공장. 매일신문 DB
성서 4차산업단지 내 위치한 엘앤에프 생산 공장. 매일신문 DB
최수안 엘앤에프 대표. 매일신문DB
최수안 엘앤에프 대표. 매일신문DB

대구의 대표 2차전지 기업인 '엘앤에프'가 지난해 실적 하락을 극복하고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엘앤에프의 지난해 매출액은 4조6천441억원으로 사상 첫 4조원을 돌파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2천223억원 손실을 기록하며 2019년 이후 4년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전기차 전환에 힘입어 지속하던 고속성장에 제동이 걸렸다.

엘앤에프를 비롯한 2차전지 소재 기업들은 광물가격 하락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았다. 원재료 가격을 공급 가격에 반영하는 '판가 연동제'를 차용하는 탓에 비싸게 광물을 구입해서 낮은 가격에 팔아야 하는 상황에 처한 것이다.

게다가 전기차 수요 둔화도 본격화되고 있다. 첨단기술 제품이 대중화되기 이전 수요가 정체 혹은 후퇴하는 '캐즘'(Chasm)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완성차 기업들이 잇따라 전기차 전환 속도 조절에 나서면서 배터리 시장도 성장 폭이 축소됐다.

이 같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엘앤에프는 사업 다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대구국가산업단지 내 음극재, LFP(리튬·인산·철) 양극재 생산공정을 신설하고 있다. 이르면 내년 혹은 2026년부터 양산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LS그룹과 합작회사를 설립해 전구체 사업에도 진출했다.

미래 먹거리를 위한 연구개발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연간 연구개발비용은 291억1천900만원으로 2021년(121억6천800만원)에 비해 2배 이상 늘었다. 고전압용 삼원계 양극재, 단결정 특화 전구체, 미드 니켈 소재 등 신제품 개발은 물론 공정 부산물 처리 및 재활용을 포함한 리사이클링 기술개발에도 힘쓰고 있다.

공급망 다변화에도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최근 SK온과 양극재 30만t, 계약금액 13조2천억원 규모의 장기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의 대상이 된 제품은 니켈 함량을 80% 후반대로 높인 양극재로 기술경쟁력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는 평가다.

최근 열린 주주총회에서 최수안 대표가 재신임에 성공했다. 엘앤에프는 산업 침체기를 극복하고 '강한 엘앤에프'로 변모하겠다고 공언했다. 엘앤에프 관계자는 "신사업 분야 기술력 확보를 통해 엘앤에프만의 가치를 고객들에게 제공할 것"이라며 "고객사 다변화를 위한 노력을 지속하는 한편 소통을 강화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했다.

※캐즘(Chasm)=새로운 기술이나 제품이 개발돼 대중들에게 소개된 뒤에 대중화되기까지 수요가 후퇴하거나 정체되는 현상을 말한다.

※엘앤에프 지난해 실적

-매출액=4조6천441억원
-영업이익=-2천223억원

자료: 한국거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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