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찰, 33개월 영아 전원거부한 상급병원 수사 안 한다

지난 30일 충북 보은군 보은읍에서 생후 33개월 된 A양이 주택 옆 1m 깊이의 도랑에 빠져 심정지 상태로 구조됐다. 이 여자아이는 응급치료를 받은 뒤 상급종합병원으로 이송이 추진되던 중 숨졌다. 사진은 사고가 난 도랑. 연합뉴스
지난 30일 충북 보은군 보은읍에서 생후 33개월 된 A양이 주택 옆 1m 깊이의 도랑에 빠져 심정지 상태로 구조됐다. 이 여자아이는 응급치료를 받은 뒤 상급종합병원으로 이송이 추진되던 중 숨졌다. 사진은 사고가 난 도랑. 연합뉴스

생후 33개월 여아가 웅덩이에 빠져 사망한 사건과 관련해 경찰과 유족이 전원을 거부했던 상급종합병원에 문제를 제기하지 않기로 했다.

충북 보은경찰서는 31일 생후 33개월된 A 양의 사망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시신을 부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A 양의 사인이 익사로 추정된다'는 의사 구두 소견과 유족의 진술 등을 바탕으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정확한 사인을 규명해 의문을 남기지 않기로 했다.

다만, A 양의 사망 과정에서 상급종합병원이 전원을 거부했다는 문제에 대해선 법리 검토를 거쳤으나 수사 대상에는 포함하지 않기로 결론지었다. 상급병원이 전원 요청을 반드시 수용해야 할 강제 조항이 없는 데다 의대 증원에 따른 집단 사직의 영향은 이번 사건과는 무관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A 양의 유족도 경찰 조사에서 상급병원의 전원 거부에 대해 문제 삼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 30일 오후 4시 30분쯤 충북 보은군 보은읍에서 생후 33개월 된 A 양이 주택 옆 1m 깊이 도랑에 빠져 있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심정지 상태로 아버지에게 구조된 A 양은 119구급대에 의해 보은의 한 병원으로 옮겨졌고 심폐소생술 등 응급치료를 통해 오후 6시 7분쯤 맥박이 돌아왔다.

병원 측은 긴급 수술이 필요하다는 판단하에 충북과 충남권 상급종합병원(3차 의료기관) 9곳에 전원을 요청했으나 소아 중환자를 받을 병상이 없다는 이유 등으로 모두 거부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상급병원의 전원 거부로 수술이 늦어진 A 양은 오후 7시 1분쯤 다시 심정지 상태에 빠졌고 40분 후 최종 사망 판정 받았다.

전원을 요청했던 지역 의료기관 관계자는 "아이의 맥박은 약물 등 응급처치를 통해 (일시적으로) 돌아오게 한 것"이라며 "일반적인 맥박 정상화는 아니었다"고 전했다.

경찰은 부모가 과수원 일을 하러 간 사이 A 양이 인근 비닐하우스에서 할머니, 오빠 2명과 놀다 홀로 밖으로 빠져나와 변을 당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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