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일 대국민 담화를 통해 '의대 증원 2천명' 입장을 재차 강조한 데 대해 의료계는 "한국 의료가 황폐해질 것", "거짓말", "흑역사로 기록될 것" 등 거친 발언을 쏟아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진행한 '의대 증원·의료 개혁, 국민께 드리는 말씀' 담화를 통해 의사 증원 필요성을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정부의 의료개혁은 필수·지역의료를 강화해서 전국 어디에 살든, 어떤 병에 걸렸든, 모든 국민이 안심하고 치료받을 수 있는 의료환경을 만들기 위한 것"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의사가 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의료개혁이라는 과업에서 의사 증원은 최소한의 필요조건일 뿐이고, 더 많은 충분조건이 보태지면서 완성될 것"이라며 "정부는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기 위한 4대 의료개혁 패키지에 그동안 의사들이 주장해 온 과제들을 충실하게 담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런데도 전공의들은 의사 증원을 막기 위해 50일 가까이 의료 현장을 이탈해 불법 집단행동을 계속하고 있다"며 "증원에 반대하는 이유가 장래 수입 감소를 걱정하는 것이라면 결코 그렇지 않다. 현재 우리나라 의사들의 평균 소득은 OECD 국가들 가운데 1위"라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를 실시간으로 확인한 의사단체 등 의료계는 일제히 비판하고 나섰다.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의협) 차기 회장 당선인은 "'입장이 없음'이 공식 입장"이라며 "그 이유조차 말하고 싶지 않을 정도로 논평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노환규 전 의협 회장 또한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통령은 예상했던 대로 물러섬이 없다"며 "그런데 그는 또 거짓 주장을 했다"고 비판했다.
노 전 회장은 "편향된 정보의 제공, 그것이 권력의 횡포"라며 "당신의 말씀대로 의료를 살리기 위해 의사들의 면허를 정지해야 하고 그 때문에 의료가 마비된다면 당신이 말하는 정치가 잘못된 것이다. 온 국민이 알고, 당신만이 그것을 모르고 있을 뿐"이라고 일갈했다.
최근 의협 차기 회장 선거에서 임 당선인과 경쟁을 펼쳤던 주수호 미래의료포럼 대표는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라면서 "예상했던 대로라 제대로 안 들었다"고 비꼬았다.
개원가의 한 의사는 연합뉴스를 통해 "대통령이 마치 모든 게 돈이 문제인 양 애기하는 데 실망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의사 수입 문제를 거론한 데 대한 불쾌감을 드러낸 것이다.
그러면서 "의사를 양성하고 필수의료를 확대하는 데 필요한 재원 마련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도 없고, 교육여건이나 수련환경을 보장할 수도 없는 상태에서 무작정 의대 증원만 외치고 있는 모습"이라며 "이래서는 국민도, 의사도 설득할 수 없다"고 했다.
또 익명을 요구한 한 의료인은 "(대통령 담화문은) 평가할 가치가 없다.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많이 급하셨구나 싶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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