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국힘, 지금이 대통령 때릴 때인가…홍준표 "벼락치기 안 되니 尹 탓"

일부 후보 당정 갈라치기 파열음
야권과 싸울 때, 내부 총질 집착…상황 이런데도 수수방관 지도부

4·10 총선에 전북 전주시을 선거구로 출마한 국민의힘 정운천 후보가 1일 전북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4·10 총선에 전북 전주시을 선거구로 출마한 국민의힘 정운천 후보가 1일 전북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4·10 총선을 불과 9일 앞두고 있는 여권에서 야당이 아닌 내부를 향한 비난전이 펼쳐지고 있다. 임기가 3년이나 남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 탈당하라는 일부 후보들의 공식 요구까지 나오는 등 대통령 중심제에서 상식적으로 받아들이기 힘든 '대통령 때리기' 릴레이가 집권여당에서 불거지고 있는 것이다.

국민의힘 당 지도부는 자중지란이 고조되는 상황에서도 '내부총질' 인사들을 향한 경고 메시지조차 발신하지 않은 채 야권과의 결전을 위한 대열정비에 손을 놓은 모양새다.

특히 박정희 전 대통령을 모욕하고 국민을 기망한 더불어민주당 총선 후보(경기 수원정)의 명백한 망언에도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한 당 지도부는 사실상 침묵으로 일관, 보수정당의 정체성마저 의심케 하고 있다.

'굴러온 돌(좌파) 후보'를 포함한 일부 당 인사들의 대통령을 향한 내부총질성 발언에 총선 후 책임론과 정국 방향타를 겨냥한 사전포석 아니냐는 의혹마저 제기되고 있다.

이에 홍준표 대구시장은 "대통령탓만 하면 선거에서 절대 이길수 없다"고 질타했다. 그는 1일 페이스북에 "대통령 덕에 국회의원 거저먹겠다고 설칠 때가 불과 몇 달 전인데 이제 와서 벼락치기 선거가 안 되니 그게 대통령 탓이냐"며 당내 일부 후보들의 발언에 대해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대선도 아닌데 들어온 지 며칠 되었다고 감히 우리가 만든 대통령 당적 이탈을 요구하나"라며 함운경 후보를 겨냥하기도 했다.

1일의 여권 내 윤 대통령 비판 발언은 의대 증원 관련 대국민 담화에 대해 평가를 내놓는 과정에서 나왔다. 운동권이었던 국민의힘 함운경(서울 마포을) 후보는 페이스북에서 "윤 대통령은 정치에서 손 떼고 공정한 선거 관리에만 집중하라"며 "국민의힘 당원직을 이탈해 주기를 정중하게 요청하는 바"라고 썼다. 윤 대통령의 탈당을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정운천(전북 전주시을) 후보도 "민심의 차가움을 무겁게 받아들이라. 고집 센 검사의 이미지가 남아 있는 모습으로는 더는 안 된다"며 "윤 대통령은 지금이라도 국정 운영의 난맥상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날엔 경남 김해을 조해진 후보도 윤 대통령을 겨냥해 "이대로 가면 국민의힘이 참패고 대한민국 망한다. 살길은 윤 대통령이 국민에게 무릎 꿇고 사과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 후보는 유승민 계보로 불린다.

여권에서는 여당 일부 후보들이 대통령실과 당을 갈라치기하는 것은 선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은 물론, 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한 결과라는 혹평을 내놓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조국혁신당 등 야권 후보들의 부동산 투기 등이 잇따라 불거지면서 국회 권력을 휘두른 야권에 대한 국민들의 염증과 분노가 갈수록 커져가는 판세를 전혀 읽히 못한 채 내부의 티끌에만 집착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구 중구남구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한 도태우 후보도 1일 개인성명을 내고 "함운경 후보는 국민의힘 후보직을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도 후보는 "대통령과 정부의 국정운영 철학과 정책 방향을 최대한 뒷받침하기는커녕 대중여론에 영합하여 이를 얄팍하게 비판하고, 그것을 기성권력에 맞서는 소영웅주의로 포장하며, 차별화 전략으로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구하는 행태다. 이는 보수정당이 지속적으로 제 살을 깎아 먹으며 계속 약화되어 온 이유이자 구조"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한 전직 의원은 "현재 상황에서 여야가 바뀌었다면 폭동이 일어났을 것"이라며 여당의 무대책을 꼬집었다. 그는 "부동산 투기를 일삼고, 부정대출까지 하는 야당 후보들의 잘못을 여당이 잡아내지 못하고 그 역할을 언론이 해주고 있는데 여당 일부 후보들은 야권이 아니라 철없이 대통령을 때리고 있다"며 "이것이 바로 보수 우파의 부끄러운 현주소다. 지금이라도 정신을 차리고 피아 구별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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