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총선이 10일도 남지 않았다. 예상대로 이번 총선은 지난 대선의 연장전으로 이어지고 있지만, 선거 결과는 지난 대선처럼 박빙 승부는 아닐 듯하다. 각 조사 기관에서 발표되는 전국 조사나 지역구 조사를 집계해서 조사 결과를 예측해 보면 더불어민주당이 국민의힘보다 더 많은 의석을 얻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지난 대선과 대선 직후 치러진 지방선거보다도 더 후퇴한 결과가 나올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선거는 구도와 인물 이슈로 판가름이 난다는 것이 공식이다. 그러나 구도는 선거 시기에 따라 다소 다른 성격으로 나타난다. 대선 직후에 치러진 지난번 지방선거와 달리, 이번 총선은 윤석열 대통령 임기 2년의 중간평가 성격이다. 따라서 이번 선거는 중간평가 성격이 반영된 구도와 인물 이슈 등으로 선거판이 결정된다.
먼저 중간평가와 관련한 지표는 대통령 지지율이다. 3월 초 상승세를 보이던 대통령 지지율이 의대 입학 정원 증원으로 인한 의정 대립, 이종섭 호주대사와 황상무 시민사회수석 논란 등으로 인해 3월 말에 다시 하락세를 보인다.갤럽 조사의 경우 3월 1주 조사에서는 39%였던 윤 대통령 지지율이 4주 조사에서는 34%로 하락했다. 리얼미터도 3월 초 41.1%에서 이번 주에는 36.3%로 하락했다.
그러다 보니 지지하지 않는 층은 현 정부 중간평가에서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이번 선거 성격을 물으면 정권 견제를 위해 야당에 투표하겠다는 의견이 54.4%로 정권 안정을 위해 여당에 투표하겠다는 40.8%보다 13.6%포인트(p) 더 많다.(한길리서치-쿠키뉴스 3월 16~18일, 1천8명,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이하 '여심위' 참조) 상황이 이렇다 보니 선거 막판에 다시 정권 심판론이 힘을 받는 반면,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거대 야당 심판이나 운동권 심판은 큰 힘을 얻지 못하고 있다.
두 번째 지표는 정당 지지율이다. 2월 갤럽 조사(2월 27~29일, 1천1명, 전화면접, 여심위 참조)에서 국민의힘이 40%로 민주당 33%보다 7%p 앞섰다. 그리고 갤럽 3월 4주 조사(3월 26~28일, 1,001명, 여심위 참조)에서는 국민의힘이 37%로 민주당(29%)에 8%p 앞섰다.
문제는 두 조사 시점 사이에 조국혁신당이 등장해 갤럽 4주 조사에서는 지지율이 12%까지 상승했고, 조국혁신당이 지역구 후보를 내지 않으면서 지역구 판세를 예측할 경우, 민주당의 득표력은 민주당 지지율(29%)과 조국혁신당 지지율(12%)을 더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범민주계인 양당 지지율을 더하면 41%가 돼 국민의힘 지지율 37%를 앞서게 된다.
마지막으로 인물 경쟁력은 공천에 대한 평가를 통해 살펴볼 수 있다. 양당 공천이 끝나갈 무렵 한길리서치-아주경제 조사(3월 3~4일, 1천10명, 여심위 참조)를 보면 국민의힘이 공천을 잘했다는 평가는 48.3%로, 민주당이 잘했다는 43.0%보다 조금 더 많았지만 최근 양당 후보들의 자질 논란이 일면서 변별력이 없어지고 있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 구도를 만드는 대통령 지지율과 정당 지지율에서는 민주당이 유리한 상황이다. 반면 인물 경쟁력을 보여주는 공천은 양당 공천이 끝날 무렵까지는 국민의힘이 다소 우위를 점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문제는 구도와 공천(인물)이 선거에 미치는 영향력에 큰 차이가 난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구도가 선거에 미치는 영향을 50% 이상으로 보며 인물 경쟁력은 많아야 20~30% 정도로 본다.
반면 이슈는 사실상 구도나 인물과 관련한 종속적 성격이 크다. 그러다 보니 절대적으로 큰 영향을 미치는 유리한 구도로 민주당은 정권 심판론을 내세우며 선거를 몰아가는 반면, 이를 뒤집을 수 있는 인물 대결에서 국민의힘이 우위를 확보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상대에 상처를 내기 위한 네거티브 이슈로 상호 치열한 공방전을 벌이고 있다.
선거 결과가 어떻게 끝날지는 모르겠지만, 이번 선거도 과거 선거의 일반적 공식의 틀에서 벗어나는 선거는 아니다. 다만 선거에서 양당이 이러한 일반적 선거 공식의 틀을 얼마나 따르느냐의 문제다. 결국 선거는 먼저 연대를 통한 구도를 만들고 좋은 인물을 내면 이슈와 상관없이 이긴다는 것이 상식이다.
그래서 이번 선거에서는 연대를 만들지 못하여 소위 뺄셈 정치를 하고, 비교우위 인물을 내지 못하면 아무리 격렬한 네거티브 캠페인을 하더라도 힘들다는 것을 보여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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