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경북 공사장은 외지 업체 잔치판?…4분기 계약액 45.5%↑·향토업체는 7%↓

대구 달서구 본리동 상공에서 바라본 아파트 건설현장 모습. 대구 지역 부동산은 공급과잉과 경기침체가 맞물려 미분양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 매일신문 DB
대구 달서구 본리동 상공에서 바라본 아파트 건설현장 모습. 대구 지역 부동산은 공급과잉과 경기침체가 맞물려 미분양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 매일신문 DB

대구경북 건설업계가 '역대급' 혹한을 겪는 가운데 또 한 번 기운 빠지는 소식이 전해졌다. 지난해 지역의 4분기 건설공사 계약액이 2022년에 비해 크게 늘었지만, 대구경북에 본사를 둔 건설사의 공사 계약액은 외려 줄어든 것. 업계에서는 "외지 업체 잔치판이 됐다"는 한숨이 나온다.

2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23년 4분기 건설공사 계약액'에 따르면 지난해 대구에 본사를 둔 건설사의 공사 계약액은 모두 4조6천억원으로 전년과 비교해 약 24.59% 줄었다. 2020년 4조6천억원에서 이듬해 5조8천억원으로 반등해 2022년 6조1천억원까지 늘었지만 3년 만에 쪼그라들며 건설 경기 위축을 고스란히 드러낸 셈이다. 경북에 본사를 둔 건설사의 공사 계약액 역시 2022년과 비교해 10.43% 줄어든 14조6천억원을 기록했다.

대구경북에 현장을 둔 건설공사 계약액도 대체로 감소세를 나타냈다. 작년 기준 대구 현장소재지 건설공사 계약액은 4조6천억원으로 전년 대비 24.59% 감소했다. 지난해 경북에 현장을 둔 건설공사 계약액은 16조2천억원으로 5.26% 줄어들었다.

이를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더욱 암울하다. 대구에 현장을 둔 공사 계약액을 분기별로 보면 전년 대비 3분기까지 줄곧 감소세를 보이다가 4분기만 반짝 45.45% 증가한 1조6천억원을 기록했다. 그런데 대구 건설사의 공사 계약액은 1년 내내 전년 대비 줄었으며, 4분기만 놓고 봐도 7.14%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경북 역시 분기별 공사 계약액을 2022년과 비교했을 때 4분기에만 3조7천억원에서 6조5천억원으로 75.68% 증가했다. 그럼에도 경북 건설사들은 4분기에 전년 대비 14.89% 줄어든 4조원을 계약했다.

지역의 한 건설사 수주영업 담당 임원은 "대구경북 건설사는 역내 공사에 주력하는 것이 공통점"이라며 "지난해는 화성산업, 서한, 태왕 할 것 없이 모두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 우리는 공사 계약이 씨가 말랐는데 지역에서 4분기 공사 계약액은 늘었다는 것은 앞으로 지역 업체가 역내 공사도 할 수 있는 현장이 더 준다는 뜻 아니냐"고 푸념했다.

대한건설협회 대구시회 관계자도 "자세한 계약 현황을 알 수는 없지만, 지역 건설경기가 춥다고 다같은 겨울인 게 아니라 외지 업체는 배를 불리고 있다고 해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허주영 대구시 도시주택국장은 "민간 업체가 직접 실적을 입력하는 건도 있어서 세부내역을 모두 알 수는 없지만 작년 4분기에는 500억원 이상 규모 공사 계약이 네 건 있었다"면서 "대기업 건설사가 대구경북에 와서 이미 승인받은 재건축 등의 현장 공사 계약을 작년 4분기에 진행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건설 경기가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향후 추이를 면밀히 살피겠다"고 했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