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 ‘인구 위기 대응, 지자체가 발 벗고 나설 때’

조재구 대구 남구청장

조재구 대구남구청장
조재구 대구남구청장

청년들은 결혼을 포기하고 있고 결혼을 한 신혼부부들은 출산을 기피하고 있다. 정말 걱정이 아닐 수 없다. 인구는 국가 존립이 걸린 중요한 문제다. 나날이 심화되고 있는 인구 감소와 고령화 및 지방대학의 위기 등은 대한민국 전체의 문제로 부상하고 있다.

더욱이 우리 남구는 도심의 노후화로 재개발·재건축을 통한 인구 유입을 역점적으로 추진하였으나, 저출생과 고령화가 지속되면서 급기야 인구감소지역으로 지정되었다. 이 심각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하여 특단의 대책이 요구되었다.

이에 종합적·선제적으로 대처하고자 지난 1월 부구청장을 중심으로 전 직원이 핵심 과제 발굴에 나섰고, 재정 전망과 사전 수요 조사, 전문가 토론 및 자문을 거쳐 지난 3월 26일 「활기찬 미래 남구 10년」을 내다보며 생활인구 50만 도시를 비전으로 '남구 인구정책 특별 계획'을 발표하였다. 일명, '무지개 프로젝트'는 남구에 살면 결혼부터 임신·출산, 보육과 교육, 주거 및 일자리까지 7가지 케어를 책임지겠다는 비장한 각오로 추진하는 인구정책 종합 서비스 체계이다.

인구정책은 인구 지속성과 주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하여 과거 복지지원 중심의 출산지원 정책에서 벗어나, 지역 고령화와 지방대학 위기 등 종합적인 미래 전략으로 범위를 확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청년들이 굳이 서울에 가지 않고도 태어나고 자란 곳에서 잘 살아갈 수 있어야 한다. 진정한 지방시대란 중앙이 아닌 지방이 활력을 가지고 더 살기 좋은 지방을 만들어가자는 것이다. 하지만, '인 서울'을 외치는 젊은이들의 수도권 집중으로 주거 및 사교육 시장 등 수도권과 지방의 격차는 나날이 가시화되고 있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우리는 이번에 풍선효과의 인구정책보다는 정주인구와 생활인구 증가를 위한 기반 조성과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서, 전국 지자체 최초로 인구정책국 신설과 향후 10년간 1천500억원의 장기 예산 집중 투입, 그리고 아파트 신규 입주 환경 변화 대비 방안 등 구정 추진의 큰 틀을 제시하였다.

재정자립도가 열악한 대구 남구는 그동안 필수 불가결한 사업에만 선택과 집중을 하였으나 2020년 전후 부동산 경기 활성화로 부동산 교부세와 조정교부금 등으로 재원 규모가 늘어났고, 코로나 기간 동안 사업 추진에 어려움이 생기면서 여유 재원 1천억원이 통합재정안정화기금에 적립되어 있고, 여기에 인구감소지역 지정으로 배분되는 지방소멸대응기금 500여억원이 보태진다.

앞으로 2026년까지 8천 세대가 입주를 앞둔 남구의 여건을 미분양 위기가 아닌 인구 유입의 기회로 만들고, 신규 아파트 주변 도시개발과 보육, 교육정책 등에 집중하려고 한다. 이렇게 되면 인구는 물론 지방세수도 증가하고 경기 활성화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

밤낮으로 고심을 하고 있지만 걱정이 많다. 작년 한 해 전국에 12만 명이라는 인구가 감소했고, 시골 군 단위 인구를 2만~3만 명으로 봤을 때 군이 5개나 없어졌다. 나는 구청장으로서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대표 회장으로서 이 난제(難題) 앞에 용단을 내려야 했다. 이는 미래 남구의 10년을 내다보는 혁신적인 조직 개편과 장기적인 예산이 투입되는 일이다.

위기를 미루다가는 남구 회생의 골든타임을 놓치게 될 것이다. 평소 내가 강조하는 '열정'으로 구정의 모든 역량을 총동원하여 개별 사업들을 촘촘히 채워 가며 이 위기 대응에 사활을 걸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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