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주택시장 한기 여전 …'준공 후 분양' 단지 증가

준공 임박에도 공고 안난 4곳…시점 안 정해진 곳들도 다수
얼어붙은 경기 탓에 분양 일정 잡지 못해
"하반기에 선분양 소식 기대"

지난해 4월 촬영한 대구 도심 모습. 상가 분양·임대 광고 현수막이 풍선과 함께 떠다니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매일신문DB
지난해 4월 촬영한 대구 도심 모습. 상가 분양·임대 광고 현수막이 풍선과 함께 떠다니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매일신문DB

얼어붙은 대구 주택시장에 신규 분양소식이 잇따르는 가운데 분양 일정을 잡지 못해 '준공 후 분양' 절차를 밟는 단지도 늘고 있다. 입주가 임박한 탓에 악성 미분양으로 전락할 우려가 나온다.

3일 대구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올해 준공 예정인 아파트 단지 가운데 입주자 모집공고가 나지 않은 단지는 ▷4월 상인푸르지오센터파크(990가구) ▷9월 더파크수성못(123가구) ▷11월 동부정류장데시앙(450가구) ▷12월 힐스테이트황금역리저브(1·2차 합계 411가구) 등 4곳이다.

준공이 임박한 상인푸르지오센터파크와 더파크수성못은 '준공 후 분양'으로 가는 분위기다. 달서구청에 따르면 상인푸르지오센터파크는 공정률이 98%에 이르며 오는 30일 준공을 앞두고 있다. 달서구청 관계자는 "입주자 모집 승인은 아직 안 된 상태"라며 "분양을 하려면 시행사 측에서 구청으로 접수를 해줘야 하는데 아직 들어온 것은 없다. 준공 후 할 예정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더파크수성못도 공정률 80%대를 기록하며 내부 마감 공사가 한창이다. 동부정류장데시앙은 시공사인 태영건설이 워크아웃 절차에 들어가면서 분양 일정을 잡기가 어려워 보인다. 대구 한 건설사 관계자는 "시행사 입장에선 준공이 얼마 남지 않았다면 준공 후 분양으로 가는 것이 합리적일 수 있다"며 "준공 후 분양이 행정 절차도 간편하다. 시장 상황이 여의찮으니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준공 후 분양은 시장 상황이 어려울 때 자주 보이는 모습이다. 올해 대구의 첫 분양 단지인 서구 내당동 반고개역푸르지오(240가구)도 지난 2월 준공 후 분양 절차를 밟았다. 당초에는 준공 전에 분양 일정을 시작하고 싶었지만 시장 상황에 밀려 준공까지 분양을 하지 못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전국에서 분양이 예정된 아파트 물량 31만5천가구 가운데 25%인 7만7천가구가 대략적인 분양 시점도 정하지 못했다. 시도별로는 대구(51%)와 울산(48%), 대전(41%)의 비중이 높았다.

어려운 분위기 속에서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판단하고 분양을 준비하는 단지도 조금씩 생겨나고 있다. 지난달 29일 수성구 범어동 범어아이파크1차(448가구)가 입주자 모집을 공고한 데 이어 다음 달에는 수성구 황금동 힐스테이트황금역리저브, 북구 학정동 두산위브더제니스센트럴시티(1천98가구) 등이 입주자 모집을 앞두고 있다.

지역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하반기에는 금리가 인하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분양 시장에도 반영되고 있다"며 "그동안 사업을 진행하지 못했던 사업장 가운데 비교적 입지가 좋은 곳을 중심으로 선분양 단지도 상당히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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