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이런 도덕성으로 국민 대표 하겠다니, 민주당의 기가 막히는 몰염치

잇따라 불거진 총선 후보들의 도덕적 타락에 대처하는 더불어민주당의 태도가 가관이다. 선명성을 강조하며 국민의힘을 겨냥하던 폄훼가 고스란히 자신들에게로 향하자 유체 이탈에 가까운 뻔뻔스러움을 드러내고 있다. 역사 날조를 사과하기 무섭게 '4·3 사건 폄훼 인사' 공천 취소를 요구하며 여당을 훌닦는다. 대놓고 선거운동에 나선 전임 대통령의 현 정부 무능 비판에서는 말문이 막힌다.

경기 수원정 김준혁 후보는 2일 '이대생 성 접대' 발언 등을 SNS로 사과했다. '정제되지 못한 표현으로 상처를 입힌 점에 깊은 사과를 드린다' '역사를 친근하게 소개하려 했지만 방법이 적절치 않았다'고 했다. 날조를 인정하지 않은 것으로 변명에 가깝다. 진정성도 의심스럽다. 사과는 상대를 만나 사죄를 전하는 것이다. 특히 "(김활란 전 총장이) '낙랑클럽'이라는 고급 사교 모임을 운영하며 성 접대를 주도했다는 기록이 있다"고 곧바로 반박했던 터다. 여론 악화를 의식한 듯한 이재명 대표의 역공도 황당하다. 제주 4·3 희생자 추념식에 참석한 그는 "4·3 사건 폄훼 인사에 대해 공천을 취소해야 한다"고 했다.

재테크 방식은 매우 불량하다. 경기 안산갑 양문석 후보는 2020년 문재인 정부가 여섯 차례나 부동산 대책을 냈을 만큼 투기가 극심했던 때 서울 잠원동의 40평형대 아파트를 사면서 딸을 사업자로 등록해 11억원 이상 대출했다. 부동산 시장이 제어되지 않을 거라는 걸 자인한 셈이다. 이러고도 "대출로 사기를 당한 피해자가 있느냐"고 했다. 편법을 일삼고 공정을 외치는 건 어느 시대의 도덕성인가.

문재인 전 대통령의 유체 이탈 화법도 속칭 '역대급'이다. 민주당 후보들을 지원하며 "칠십 평생 이렇게 못하는 정부는 처음 본 것 같다"고 현 정부를 비난했다. 자신의 실정이 정권 교체의 가장 큰 이유라는 걸 온 국민이 안다. 민주당의 현실 인식 수준도 참담하다. 이재명 대표는 "똑같은 조건, 수준으로 봤을 때 훨씬 더 심한 저쪽 후보들은 (언론이) 언급도 하지 않는다"고 했다. 염치라는 게 있는지 의심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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