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옛 포항공과대학교) 의과대학 유치 문제를 두고 한동안 불안한 기류를 보이던 포항시와 포스텍이 최근 서로 간의 입장 차를 좁히고 다시 협력의 길로 들어선 것으로 보인다.
다수의 취재원에 따르면 이강덕 포항시장과 김성근 포스텍 총장은 지난 2일 오전 약 1시간 가량 비공식 만남을 갖고 의과대학 유치에 관한 공동 협력 의지를 재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항시와 포스텍의 대립은 지난달 21일 이강덕 포항시장이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 취임 축하를 위해 가진 기자간담회에서부터 불거져 나왔다.
당시 이 시장은 새로운 장인화호 출범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 보인 것과 달리 김성근 포스텍 총장에 대해서는 "너무 소극적인 태도를 보인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후 여러 모임에서도 "포스텍이 아예 대화를 안한다. 상아탑 안에 들어 앉아있는 총장은 필요없다"면서 비난을 이어갔다.
급기야 이강덕 포항시장은 지난달 31일 언론 기고문을 통해 "지금까지 의과대학 신설과 관련한 포스텍의 미온적인 태도와 자세는 배신감과 실망을 넘어 분노스럽기까지 하다"면서 "포스텍이 자랑하는 세계적 수준의 연구 역량과 인적 자원은 결코 포스텍만의, 또는 총장을 비롯한 몇몇 사람들의 전유물이 아니다"라고 직설적인 표현마저 아끼지 않았다.

지자체와의 갈등을 우려한 김성근 포스텍 총장 역시 지난 1일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갖고 의과대학 유치에 관한 의견을 피력했다.
지난 9월 취임 후 무려 반년이 넘게 언론접촉을 삼가해 왔던 김 총장이 갑작스레 기자간담회까지 개최한 것을 감안하면 이 시장의 비난 발언이 적잖은 충격을 줬던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김 총장은 "'포스텍 2.0' 완성 계획을 구체화하는데 집중하느라 의과대학 유치 등과 같은 지역현안에 다소 거리를 둔 건 사실이지만, 항상 마음속에 풀어야 할 숙제라는 생각은 갖고 있었다"며 "기존 의과대학 설립 연구용역이 다소 낙관적으로 평가한 부분이 있다. 보다 철저한 셈법을 위해 새로운 용역을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이처럼 찬바람이 불던 양 기관의 갈등은 지난 2일 오전 포스텍 AP포럼 후 이강덕 포항시장과 김성근 초장이 독대를 가지며 어느 정도 해소된 것으로 보인다.
비공식 만남이라 정확한 대화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두 사람 모두 '의과대학 유치에 관한 바람은 똑같다'는 것에 동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이 시장이 "지금은 의과대학 설립 인가를 받는 것에 집중해야지 다시 수억원을 들여 '의과대학을 설립할지 말지'를 물어보는 용역은 시간과 비용 낭비"라는 의견에 김 총장은 "미래 지향적으로 용역을 진행하고, 구체적인 실행 방안 등을 검토하겠다"고 대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수장의 만남 이후 포항시와 포스텍은 우선 소통창구 정비부터 들어갈 계획이다. 기존에 어긋났던 소통 조직을 소폭 개선해 보다 활발한 대화를 이어가겠다는 의미에서다.
포항시 관계자는 "세부적인 사안에서 이런저런 이견이 갈리는 것이지, 의과대학 유치라는 대의에서는 모두 같은 목표를 갖고 있다"면서 "지방소멸을 막는 것 자체가 포스텍 발전을 위하는 첫걸음이라는 것에 동의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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