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尹 "의대 증원 입장 존중"…전공의 "의료 미래 없다"

2시간 이상 대화, 사태 해결엔 역부족
내용 기대에 못 미쳐…업계 “지금의 상황 계속 이어질 것”
일각선 “첫술에 배부를 수 없어, 계속 접점 줄여 나가야”

박단 대한전공의협회장이 지난달 31일 서울 용산구 의사협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박단 대한전공의협회장이 지난달 31일 서울 용산구 의사협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이 4일 오후 2시쯤 만나 2시간 넘게 이야기를 나눴다. 윤 대통령이 병원을 떠난 전공의들에게 대화를 제안, 이틀 만에 만남이 성사됐지만 의료공백 사태가 해결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윤 대통령과 박 비대위원장의 만남 직후 대통령실은 "대통령은 향후 의사 증원을 포함한 의료개혁에 관해 의료계와 논의 시 전공의들의 입장을 존중하기로 했다"고 밝혔지만, 박 비대위원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는 없습니다"라는 한 문장을 남겼기 때문이다.

의료계에서는 대통령과의 이날 대화 내용이 전공의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지역 의료계 한 관계자는 "만남 직후 보인 박 비대위원장의 반응으로 고려할 땐 지금의 상황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직한 전공의 중 한 명인 류옥하다 씨도 박 비대위원장의 페이스북 글에 "모두가 알던 사실을 왜 굳이 가서 확인해야만 했는지…. 총선을 앞두고 대통령과 여당에 명분만 준 것 같아 유감"이라고 답글을 남겼다.

류옥 씨는 만남 전에도 "윤 대통령과 박 비대위원장의 만남은 전공의들의 의견이 수렴되지 않은 비대위의 독단적 밀실 결정"이라며 이번 만남을 비판한 바 있다.

대구 상급종합병원의 한 전공의는 "대통령이 지난 1일 했던 담화 내용과 대화 시도가 서로 맞지 않아서 대화의 저의가 의심스러운 부분은 있었다"며 "정부든 의료계든 서로 파행을 바라지는 않기 때문에 만남 자체는 긍정적이지만, 타협의 지점을 찾기 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일각에선 정부와 전공의가 처음으로 대화의 장에 나섰다는 의미가 있기 때문에 다소 진통이 있더라도 계속해서 대화를 통해 접점을 줄여나가야 한다는 주문도 나온다.

지역 정치권 한 관계자는 "전공의가 의료 현장을 떠난 뒤 환자들의 생명이 크게 위협받고 있다는 점을 정부와 전공의들은 최우선으로 생각해야 한다"며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 오늘 만남을 스타트로, 계속해서 얼굴을 맞대고 갈등의 돌파구를 함께 찾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 페이스북 캡쳐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 페이스북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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