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 내가 첫 번째 소방관

신기선 동부소방서장

신기선 동부소방서장
신기선 동부소방서장

동장군이 매섭게 몰아치던 겨울이 지나가고, 언제 그랬냐는 듯 우리 대구의 명산 팔공산에 벚꽃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자연의 아름다움을 만끽하고 건강을 위해 봄나들이를 하는 시민들의 얼굴이 벚꽃만큼이나 화사하다.

이러한 즐겁고 안전한 시간을 보내기 위해, 2024년은 새로운 재난환경에 대비하고 스스로 안전을 지킬 수 있는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의식 전환이 필요한 적기이다.

오늘날 재난은 매우 다양하고 복합적인 모습을 띄고 있다. 특히, 예측 불가능한 새로운 재난에 대해서는 "스스로를 지키고(By Myself), 이웃을 돕고(By Each other), 정부 역할을 다하는(By Government)" 기능적 연계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함께 실천하는 안전문화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올해 2024년부터는 기존의 소방안전교육에서 탈피한 새로운 교육 패러다임을 제시한다.

먼저, '스스로를 지키고(By Myself)'와 관련, 재난대응 시 스스로 자기 자신을 지킬 수 있는 자구 능력 함양을 위한 수요자 중심의 국민참여형 교육이 추진된다. 이미 해외의 경우, 미국은 학령기마다 안전수업을 의무화하고 있으며, 일본에서는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실습 위주의 안전전문 교육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올해부터 5세 미만의 유아기부터 60세 이상의 노년기까지 대상별 신체·인지적 특성 등을 반영하여 생애주기별 교육과정이 운영된다. 특히, 청년기(19세~29세)에는 타인에게 교육시킬 수 있는 자기주도적 안전교육을 실시하여 소방안전문화 확산을 기대할 수 있다.

또한 소방청에서는 응급처지, 화재안전, 생활안전, 재난안전의 4개 분야로 집중화한 소방안전가이드를 제작 배포할 계획이다. 메타버스 119안전체험관의 활성화를 통한 수요자의 자기 주도학습과 반복체험으로 재난 시 위급상황에 대한 대응능력 향상도 주도한다.

다음은 '이웃을 돕고(By Each Other)'. 올해는 기존 소방안전교육과 가장 큰 차별점으로 자기를 지키는 능력을 가지고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는 역량을 습득할 수 있는 교육을 추진한다. 사례 중심과 체험 위주의 반복 교육 등 국민 밀착형 소방안전교육과 홍보 확대로 국민 모두가 소방관의 역할을 할 수 있는 '내가 첫 번째 소방관'이 목표이다.

마지막은 '역할을 다하는(By Government)'이다. 민관협업을 통한 공동가치 실현을 목표로 장애인 관련 기관과 장애인 안전 확보 능력 향상을 위해 협의체를 구성하고 소방안전 콘텐츠 개발·기획 수립 시 컨설팅을 실시하기 위해 소방청-한국장애인개발원-한국장애인고용공단과 다자간 업무협약을 체결하였다.

안전교육 이해도가 높은 청소년 및 대국민 안전교육의 중요성을 홍보하기 위해 소방청에서는 삼성복지재단, CJ대한통운, 대한적십자사, KT등의 민간 단체와 협업을 추진 중으로 그 결과가 기대된다.

'오늘 누군가가 그늘에 앉아 쉴 수 있는 이유는 오래전에 누군가가 나무를 심었기 때문이다'는 워렌 버핏의 말처럼 '너와 나, 우리의 안전한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스스로를 지키고 이웃을 돕는, 함께 실천하는 안전문화 분위기가 확산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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