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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칼럼] ‘로봇 도시 대구’ 결코 꿈이 아니다

김수용 논설실장
김수용 논설실장

자동차 제조가 산업 기술의 집약체라면 4차 산업혁명 시대엔 로봇 산업이 첨단 기술의 집대성이다. 인공지능(AI)과 함께 반도체, 2차전지, 통신, 기계공학 등 첨단 분야를 망라한다. 확장성은 무궁무진하다. 산업용은 물론 조만간 가정마다 특화 기능을 보유한 로봇들이 마치 냉장고, TV처럼 기본 제품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로봇연맹보고서(IFR)에 따르면 세계 서비스 로봇 시장 규모는 2021년 362억달러에서 2026년 1천33억달러로 3배 이상 성장한다. 시장조사기관 글로벌인포메이션(GII)에 따르면, 세계 산업용 로봇 시장 규모는 2021년 기준 323억2천만달러에서 연평균 12.1%씩 성장해 2030년 885억5천만달러에 육박한다.

커피를 만들고 치킨을 튀기는 등 특수 목적의 로봇 시대에서 로봇 하나로 모든 작업을 수행하는 시대로 갈 것인데, 결정체가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다. 테슬라는 '옵티머스'를 통해 AI를 탑재한 휴머노이드 시대를 열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옵티머스 수백만 대를 양산해 3∼5년 내에 2만달러(약 2천600만원) 이하로 주문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현대자동차는 지난 2021년 약 9천600억원을 투입해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인수, 휴머노이드 사업에 진출했다. 다만 AI 로봇 시장은 아직 독보적 기업도, 상용 제품도 없는 무주공산으로 평가된다. 누구라도 시장 선점이 가능하다는 말이다.

이런 상황에서 로봇 산업에 대한 대구의 기대는 크다. 윤석열 대통령도 지금껏 각별한 관심을 보였다. 2021년 12월 대선 후보 시절 대구 현대로보틱스를 찾아 "달성군을 중심으로 한 로봇 산업의 클러스터 구축"을 약속했고, 지난 2022년 8월 '제1차 규제혁신전략회의'를 대구의 대표적 로봇 기업인 아진엑스텍에서 열었으며, 지난달 4일 경북대에서 열린 민생토론회에선 로봇과 미래 모빌리티 중심의 대구의 새 산업 지도를 언급했다.

게다가 정부는 달성군에 1천998억원을 투자해 2028년까지 국가로봇테스트필드를 구축한다. 국가로봇테스트필드는 기업 개발 로봇이 실제 및 가상 환경에서 안전하게 작동하는지 평가·실증하는 기반 시설이다. 국가로봇테스트필드가 완료되는 2028년엔 정부가 준비 중인 제4차 지능형 로봇 기본계획도 마무리된다.

대구시는 국내 유일의 로봇 지원 기관인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을 2010년 유치했고, 한국기계연구원·대구기계부품연구원 등 연구 인프라와 경북대·DGIST 등 교육 인프라, 현대로보틱스 등 230여 개 로봇 기업 등 산업 인프라까지 갖췄다. 로봇에 필수적인 2차전지와 반도체 관련 특화단지가 포항과 구미에 들어설 예정이다.

1975년부터 LG전자 TV를 생산하던 핵심 기지였던 구미 퓨처파크는 TV 생산 라인 이전 이후 태양광패널 사업 대신 로봇 제조로 눈을 돌렸다. 지난해 1월 제1호 LG 클로이 로봇 생산 이후 다양한 가이드봇, 서브봇, 캐리봇 등을 생산 중이다.

'로봇 도시 대구'의 준비는 갖춰졌다. 미래 로봇 산업을 위해 산·학·관·연이 힘을 합치는 일만 남았다. 막대한 자본 투입과 기술 개발, 시장 분석을 통한 수요 예측과 맞춤 생산 등은 한 주체만이 감당할 수 없다. 빅테크로 불리는 초거대 글로벌 기업과의 협업과 경쟁도 해야 한다. 대구 기회발전특구는 이를 감당할 마중물이 될 것이다. 로봇이 중심이 돼 사람이 모이고 활기가 넘치는 미래 도시 대구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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